“호주 군함 수주하려 대사로 보냈는데 무산”
당시 ‘비상조치’ 언급했는지는 안 밝혀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2025.2.13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그는 지난해 3월 말~4월 초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에서 마련한 만찬 당시 “호주 호위함 수주 불발과 관련해 화를 많이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만찬에는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국정원장,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난 뒤 발언권을 얻어 이같이 밝혔다. 탄핵심판에서는 이 모임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 조치’를 언급했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는데 관련 언급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총선 전에 방첩사령관, 국정원장 등과 식사를 한 기억이 저도 난다”며 “그때 비상계엄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호주의 호위함 수주 얘기를 하면서 화가 많이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의 호위함 수주를 위해서 호주대사로 보냈는데, ‘런종섭’이라며 인격 모욕을 당하고 사직했다. 결국에는 고위직의 활동이 부족해 수주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한테는 해군 협력상 굉장히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에 제가 화가 많이 났던 것 같고, 왜 군인들은 국회에 불려 가서 자기들 주장도 똑바로 얘기를 못 하냐는 얘기가 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 원장은 안가 모임에서 비상조치 관련 언급을 했는지 기억에 없다고 증언했다. 조 원장은 “‘계엄’이라는 말은 전혀 아니고 ‘비상’(이라는 말)도 기억하지 않는다. 나라 걱정을 하신 것 같고 정부 성과를 설명했다. 긍정적인 쪽으로 말했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지난 11일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관련 질문에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 나는데 그런 취지의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윤 대통령이) 울분까진 아니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한다”며 “(윤 대통령) 혼자서 길게 얘기했다기보다 1시간 동안 대화를 주도했고 저희는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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