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하던 빛 나더니 폭발음·불길” 긴박했던 반얀트리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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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소방시설점검 앞두고 화재경보·스프링클러 자주 작동
사망자 6명 포함 사상자 27명 집계…16일 합동감식 예정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5.2.14/뉴스1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5.2.14/뉴스1
“현장에서 용접을 많이 하다보니 타는 냄새를 맡고도 불이 난 줄 몰랐어요. 다음주 소방시설 점검을 앞두고 있었는데….”

14일 화재가 발생한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 현장 인근에서 만난 작업자들은 최근 잦은 화재경보 시운전 탓에 화재를 뒤늦게 인지하면서 대피가 늦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화재 경보를 듣고도 대피하지 않았다던 작업자 A 씨는 “다음주 소방시설 점검을 앞두고 화재 경보와 스피링클러 시운전을 자주해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평소에도 용접 작업으로 인해 탄 냄새가 나기도 하고, 현장에 먼지가 많아 화재로 인한 연기인지 인지하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화재가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B동 1층에서 로비를 지나 연결된 C동 지하 3층에서 엘리베이터 관련 작업 중이었다.

A 씨는 “사장님의 전화를 받고서야 화재가 났다는 사실을 깨닫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며 “밖에 나오니 연기랑 불길이 보였고,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불길이 강하게 치솟았다”고 말했다.

불과 수분 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화염으로 인해 건물 곳곳에서 유리창이 깨졌고, 깨진 유리창 사이로는 붉은 화염과 검은 연기가 솟구쳤다.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오르고 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14/뉴스1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오르고 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14/뉴스1
매캐한 냄새는 인근 거주지까지 덮쳤다. 화재 현장과 약 1㎞ 떨어진 상점 내부까지 연기가 들어오기도 했다.

편의점 점원 B 씨는 “당시 손님들이 매캐한 냄새와 연기 때문에 켁켁 거렸다”며 “폭발음 같은 ‘펑펑’ 소리도 들렸다”고 기억했다.

인근 호텔에서 불길이 보일 정도로 화재는 삽시간에 확대됐다.

인근 호텔 주차관리인 C 씨는 “건물 밖에 있었는데 오전 10시 55분쯤 공사현장 호텔 건물 쪽에서 번쩍하는 빛이 나더니 폭발음이 들렸고, 얼마 안돼 불길이 보였다”며 “비교적 거리가 멀어서 주민들이나 직원들이 대피하지는 않았지만 연기가 이곳까지 번져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51분쯤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B동 1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건물 내부는 검은 연기로 뒤덮혔고, 불길이 크게 일고 있었다. 이 불길은 공사 현장에 즐비했던 가연물 때문에 연결 통로인 로비를 따라 C동까지 확대됐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6명, 경상자는 소방대원 1명을 포함해 27명으로 집계됐다. 경상자 중 9명은 병원에 이송됐으며, 18명은 귀가조치했다.

인명피해가 커진 이유에 대해 소방 관계자는 “심정지로 발견된 작업자들은 대피하던 과정에서 방향 감각을 잃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탈출구가 막혀 있었는지는 내부 물건들이 전부 타서 알 수 없고 건물 안에 탄 곳이 많아서 최초 발화지점을 파악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합동감식은 오는 16일 오전 실시될 예정이다. 합동감식에는 소방당국과 부산경찰청 수사전담팀, 과학수사대, 국과수, 국립재난안전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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