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시는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재배법을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농사를 지은 뒤 생긴 부산물을 파쇄해 거름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시연하는 모습. 김제시 제공
2023년 말 기준 전북도의 경지면적은 18만9148ha(논 12만1553ha‧밭 6만7595ha)다. 이 가운데 김제시는 2만6259ha(논 2524ha‧밭 5735ha)로 14개 시군 가운데 가장 많다. 김제시가 전북을 대표하는 농업도시로 불리는 이유다. 김제시가 가뭄‧폭우‧폭설‧한파 등 잦은 기상이변으로 농민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 만들기에 적극 나섰다.
김제시 농업기술센터는 24일 “관행농법에서 벗어나 기상이변에 대응할 18가지 새로운 기술과 재배법을 농업 현장에 보급하기 위해 올해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시범 사업 추진에는 20억 원이 투입된다.
김제시에 따르면 벼 재배면적 감축과 논 타 작물 재배 전환 가속화라는 정부 정책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2027년부터 지역 주력 생산 품종인 신동진벼 정부 보급종 공급이 중단돼 농민의 고충이 커지는 상황이다.
김제시는 이에 따라 신동진벼 공급 중단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지역에 맞는 신품종 벼 발굴을 위해 올해 2억 원을 들여 30ha 규모의 씨받이밭을 만들어 현장 적응성 시험 재배를 추진한다. 김제시는 이를 통해 우량종자를 확보해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벼가 아닌 다른 작물을 논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하도록 돕기 위해 2억4000만 원을 들여 밭작물 정밀파종법과 비료공급 방법 등의 3개 시범 사업도 추진한다. 이밖에 벼 재배와 관련한 영농 현장 기술 지원 및 컨설팅 등 교육도 지속해서 추진한다.
김제시는 이와 함께 채소‧꽃 등 특화작목과 과수, 신소득 작목 분야에 적용할 새로운 기술과 재배법을 현장에 보급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우선 특화작목을 키우는 시설 하우스의 에너지 절감을 위한 기술 보급을 확대하고, 이상 기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냉난방 시설과 물 보급 시설의 피해를 줄이는 기술을 지원한다. 기존 시설 하우스에 사용했던 비닐을 투과율 등 효율성이 높은 비닐로 교체해 운영비는 줄이면서 생산은 늘릴 수 있는 기술도 보급한다.
기후변화에 따라 재배지가 바뀌는 과수 분야와 관련해서는 과일의 종류에 따라 생육 시기별 최적 생육 모델을 찾는 연구를 이어간다. 천혜향‧한라봉 등 만감류를 비롯해 애플망고, 바나나 등 아열대 과일 재배면적을 25ha까지 확대해 농가소득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갑작스레 확산하는 외래 해충에 의한 피해 예방을 위한 방제에도 힘쓸 계획이다.
김제시는 지난해 조직배양 기술을 활용한 양액재배 미니 씨감자 생산, 보급으로 농민이 씨감자를 사는 데 들어가는 비용 10억여 원을 낮춘 데 이어 올해는 가을 감자 신품종 현장 보급 시범 사업을 추진해 연간 2번에 걸쳐 감자를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김제시는 이 외에도 지역 농민의 새로운 소득원 창출을 위해 해바라기를 비롯해 아열대 식물 등 신소득 작목을 적극 발굴해 농가에 보급하고,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재배 방법을 찾기 위한 실증사업도 지속해서 추진한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농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행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농가들이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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