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산 반얀트리 화재, 준공 후 공사가 인명피해 키웠는지 집중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4일 1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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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화재가 난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호텔 신축 공사장 모습. 소방당국은 B동 1층 내부 인테리어 작업 중 단열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2025.02.14 뉴시스


6명이 숨진 반얀트리 부산 해운대 리조트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용승인(준공)을 받은 건물에서 이뤄진 대규모 공사가 인명 피해를 키운 요인이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4일 부산경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사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준공을 받은 건물에서 왜 대규모 공사가 이뤄졌고 이것이 근로자 사망과 어떤 인과관계가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불이 나 6명이 숨진 반얀트리 리조트는 화재 당일 현장에는 35개 업체에서 780여 명의 근로자가 작업 중이었다. 리조트는 지난해 12월 19일 사용승인(준공)을 받았다. 준공이란 건축물이 설계 도면과 관련 법에 맞게 지어졌는지 확인하고 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을 인정하는 행정 절차다. 준공이 이뤄졌다는 것은 누군가 당장 들어가 살 수 있을 정도로 공사가 마무리됐다는 것을 뜻한다. 준공 후 일정 수준의 내부 인테리어와 보강 공사는 이뤄질 수 있지만 800명에 가까운 인력이 투입돼 공사가 진행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준공된 건물에는 한창 작업이 이뤄지는 공사장과 달리 근로자의 안전을 챙기는 건설안전관리자와 소방안전관리자 등을 배치할 의무가 없다.

경찰 관계자는 “준공 때 허위 보고서가 작성됐다는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며 인허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공사를 시행 중인 35개 업체가 시공사와 언제 계약을 맺었고 화재 당시 어떤 공사를 벌였는지 등을 계속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준공 후 공사 현장에 자동화재탐지설비(화재경보기) 등의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 경찰은 “준공 후 60일 안에 시행해야 하는 소방시설 자체 점검 기간 4일 차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기간 어떤 점검이 이뤄졌는지와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경찰은 화재 당일 불이 난 상황에 대해 재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경찰은 780여 명 근로자 대부분이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천천히 밖으로 대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숨진 6명 중 4명은 지하 2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탔고, 1, 2분 뒤 지하 3층에서 나머지 2명이 탑승했다. 이들은 지상 1층에서 내렸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복도 방향으로 4, 5m 떨어진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난 1층에는 연기가 가득했는지 지하에는 연기가 감지 안 됐다. 이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 1층으로 탈출하려다가 질식해 쓰러진 것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6명이 어떤 작업을 했는지 등을 계속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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