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가치 잇는 유산기부… 세상을 밝히는 유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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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다시 희망으로] 굿네이버스
사후 기부 약정하는 ‘유산 기부’… 가족이 고인 유산-조의금 전달
‘추모 기부’ 등 다양한 기부 형태… 약정서-유언 집행 등 다방면 지원
작년부터 추모 기부 캠페인 진행… 누구나 소액 기부 등 참여 가능

유산 기부로 완공된 모잠비크 모자보건센터. 굿네이버스 제공
유산 기부로 완공된 모잠비크 모자보건센터. 굿네이버스 제공
#1 A 씨는 2019년 12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유산을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열악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꿈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 A 씨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해외 아동들이 밝은 내일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유산 기부를 오래전부터 고민하던 중 동생이 오랫동안 후원한 굿네이버스에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당시 본인이 거주하던 오피스텔을 사후 굿네이버스에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지난 2022년 작고 이후 그의 유산은 해외 보건 지원 사업에 사용됐고 최근 모잠비크에 6000명의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모자보건센터가 건립됐다.

#2 직장인 곽모 씨(42)는 지난 2020년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첫 기부를 실천했다. 생전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어머니의 뜻을 기리고자 기부를 결심한 것이다. 지난해 4월에는 소천한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두 번째 추모 기부를 진행했다. 그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기부를 통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산 기부는 기부자 사후에 유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굿네이버스 등 공익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뜻한다. 기부자가 직접 생전에 후원금을 약정하거나 사후에 유가족이 고인의 뜻을 기려 유산이나 조의금을 고인의 명의로 기부하는 ‘추모 기부’ 형태로도 이뤄질 수 있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유산 기부 활성화를 위해 2019년부터 유산 기부자 모임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56명의 회원이 클럽에 등재됐다. 굿네이버스는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 회원과 기부금 사용처를 직접 논의하고 기부 목적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기부자가 유산 기부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약정서 작성, 유언 집행, 사업 결과 보고 등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 법무법인 신우, 삼성증권, 하나은행과 협력해 기부자에게 법률 및 세무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현금 기부 외에도 보험, 신탁 등을 통한 기부도 지원하고 있다. 신탁 기부는 기부자가 자산을 공익단체에 전달하기 위해 자산 신탁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유언 절차 없이도 기부자의 의사를 반영해 유산 기부를 실천하도록 돕는다. 보험 기부는 기부자가 매월 납부하는 보험료의 수익자를 기부 단체로 지정할 수 있으며 사후에 보험금이 기부 단체에 전달된다.

유산 기부금 후원 약정식에 참석한 이재환 회원 가족. 굿네이버스 제공
유산 기부금 후원 약정식에 참석한 이재환 회원 가족. 굿네이버스 제공
유강숙 씨의 기부로 설치된 식수 펌프를 사용하는 아프리카 잠비아 루푼사 지역 어린이. 굿네이버스 제공
유강숙 씨의 기부로 설치된 식수 펌프를 사용하는 아프리카 잠비아 루푼사 지역 어린이. 굿네이버스 제공
추모 기부는 고인이 된 가족의 뜻을 기리고자 조의금이나 유산을 고인의 명의로 기부하는 것을 뜻한다. 유강숙 씨(63)는 2년 전 남편의 유언에 따라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 위한 추모 기부를 실천했다. 유 씨의 기부 덕분에 아프리카 잠비아 루푼사 지역에서 낙후된 사회기반시설과 식수 시설 부족으로 고통받던 주민들에게 식수 펌프를 설치해줄 수 있었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이재환 씨(67)도 지난해 작고한 부친을 기리기 위해 추모 기부를 결심했다. 지난 12일 이 씨와 그의 가족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후원금 1억 원을 10년 이내에 기부하기로 약정하며 ‘더네이버스아너스클럽’에 등재됐다. 굿네이버스 고액 후원자 모임인 더네이버스아너스클럽은 세상을 위한 좋은 변화를 위해 굿네이버스에 1억 원 이상 기부한 나눔 리더들의 모임이다.

이 씨 가족의 첫 후원금은 아버지인 고(故) 이문식 씨의 이름으로 자립준비청년 장학 기금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 씨는 “생전 아버님이 강조한 나눔의 가치를 기억하고 그 뜻을 기리고자 유산 기부를 결심했다”며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는 지난해부터 추모 기부 캠페인 ‘리멤버, 굿네이버스’를 진행하고 있다.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며 고인의 이름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캠페인으로 소액의 기부로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후원금은 굿네이버스 국내외 사업장을 통해 소외된 아동과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1991년 한국에서 시작된 굿네이버스는 국내와 해외 44여 개국에서 사업을 수행하며 국제개발협력 및 사회복지사업의 전문성을 쌓아왔다. 이러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후원금이 개발도상국 내 학교 및 보건소 건축, 식수 및 재난 지원 등 다양한 지원 사업에 사용되도록 힘쓰고 있다.

김중곤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은 “유산 기부는 고인의 삶을 기리며 소외된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뜻깊은 나눔”이라며 “굿네이버스는 기부자들의 나눔이 아이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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