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혼자 집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모을 수 있을까요.” “제가 살아온 환경이 결혼에 걸림돌이 될까 걱정돼요.”
자립준비청년 자조모임 ‘청하’ 활동 모습. 초록우산 제공지난 22일 경기 수원시 초록우산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자립준비청년 19명이 각자의 고민을 공유했다. 이들은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이 올해로 7년째 이어 오고 있는 자립준비청년 자조모임 ‘청하(청년들의 걱정 없는 하루)’ 참여자들이다. 경제 교육도 함께 진행된 모임에서 자립준비청년들은 ‘우리가 서로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며 올해 계획을 세웠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위탁가정 등에서 생활하다 독립해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말한다. 보건복지부 ‘보호종료 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립준비청년은 매년 20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대체로 경제적, 정서적으로 취약한 환경에서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 실제 갓 성인이 된 자립준비청년들은 가족이나 주변인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장 살아야 할 집 구하기부터 공과금 납부, 취업 활동 등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이에 더해 성인이 되면서 높아진 사회적 지원의 문턱도 실감하게 된다.
현재 자립준비청년들에게는 1000만 원 이상의 자립정착금, 디딤씨앗통장 등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해 나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경제적, 정서적 지원이 필요해 민간 차원의 다양한 노력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초록우산은 자립준비청년 지원을 중점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해 지난해에만 3739명을 지원했다. 2359명에게 주거 보증금 지원 및 자격증 취득 교육비와 생활비 등 경제적 지원을, 1380명에게는 멘토링, 자립 활동가 모임, 취업 및 진로 지원 등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한국코칭협회에서 인증받고 유수의 기업에서 사내 코치로 활발히 활동 중인 회사원들이 멘토로 참여한 멘토링, 같은 고민을 경험한 자립준비청년 선배들과 함께하는 자조모임은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진로나 현실적 고민을 물어보며 정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호평받고 있다. 멘토링에 참여한 한 자립준비청년은 “멘토링을 통해 진로를 정하거나 현실을 마주하기에 앞서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큐레이터, 사회복지 등 앞으로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은 멘토링 덕분”이라고 말했다.
향후 초록우산은 자립준비청년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초점은 자립에 필요한 역량을 실질적으로 키울 수 있는 지원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다. 우선 올해 자립준비청년들이 서로 교류하며 정서적 지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자조모임은 물론 멘토링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업의 사회공헌을 적극 이끌어 냈으며 멘토링 사업 지원 대상도 종전 54명에서 200명으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지원 범위도 △전문 진로 검사 및 컨설팅 △전문 분야 자격증 취득 △상급학교 진학 △자기소개서 및 모의 면접 등 취업 컨설팅 △직무 경험 인턴십 등으로 넓혔다.
초록우산 황영기 회장은 “초록우산 이름에는 언제 어디서나 아이들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며 “자립준비청년들의 멘토이자 든든한 지원자가 돼 이들의 삶과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 가는 여정에 더 많은 분이 함께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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