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북 울진군 후포면 왕돌초광장에서 열린 울진 대게와 붉은대게 축제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손으로 잡은 대게를 들어 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올해는 대게 낚시와 경매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울진군 제공
전국 미식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겨울 축제가 곧 개막한다. 바로 28일 개막해 다음 달 3일까지 이어지는 ‘울진 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다. 축제장인 울진군 후포면 왕돌초광장은 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겨울철 음식은 많지만, 그중 제철을 맞은 대게를 빼놓고 진미를 논할 수 없다. 대게는 허물을 벗으며 몸집을 키우는 갑각류다. 먹이를 먹지 않으면 대게 속살은 비쩍 마른다. 흔히 ‘물게’라고 불리는데, 먹기에는 애매한 상태다.
대게는 2월을 기점으로 제철을 맞는다. 허물을 벗고 폭발적으로 먹이를 흡입하기 때문. 겨울 추운 바다에서 자라 특유의 졸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살이 꽉 차오른 오동통한 자태는 참을 수 없는 식욕을 불러일으킨다.
울진 대게는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동해 천혜의 환경이 대게를 튼실하게 살찌운다. 조선시대 문헌인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에도 울진 대게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또 하나의 별미인 붉은대게(홍게)는 울진 대게와 같은 갑각류지만, 서식 환경이 달라 맛이 조금 차이가 난다. 울진 대게는 수심 200∼400m의 조류가 강한 해역에서 자라 살이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을 나타내고, 붉은대게는 수심 600∼1000m의 조류가 약한 해역에서 서식해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맛을 보인다.
붉은대게는 울진 대게보다 어획량이 많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울진에서 대게와 홍게가 모두 많이 잡히기 때문에 서로 비교하며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울진 대게가 특별한 것은 품질을 지키려는 어민들의 노력과 애정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 스스로 하루 1척 위판량을 제한하는 연안어업 대게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를 시행하는 한편 대게 인공어초 조성 등을 통해 대게가 잘 성장하도록 환경도 가꾸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울진 대게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국가 브랜드 대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울진군은 축제 기간 대게 시식뿐만 아니라 대게 요리 경연대회, 대게 낚시 및 경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게장 비빔밥 퍼포먼스를 비롯해 읍면 대항 게 줄당기기(줄다리기), 울진 대게 플래시몹 등 이 축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차별화한 행사도 다양하다. 또 전국 품바 경연대회는 축제 첫날 예선을 거쳐 다음 달 2일 본선까지 이어져 행사 분위기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울진군은 동해선 특별기차여행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수도권과 강릉, 동해 등에서 출발해 울진 후포역을 오가는 열차 탑승권과 대게 정식 및 지역 관광지 2곳 이용권 등을 포함한 패키지 형태로 구성했다. 원래 가격인 13만4100원보다 저렴한 7만77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울진군은 수도권 관광객 60명과 강릉 동해 관광객 90명 등 총 150명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코레일 강원본부로 문의하면 된다.
축제 기간 동해선 후포역에 정차하는 열차는 당초 하루 12편에서 추가 2편으로 늘어난다. 이곳에서 축제장까지는 약 3km가량으로 승용차 기준 5분 거리다. 울진군은 축제 때 이 구간 순환버스를 운영한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동해선 개통 이후 처음 개최하는 축제인 만큼 기대가 크다. 제철 대게처럼 속이 꽉 찬 프로그램과 먹거리를 다채롭게 준비했으니 많은 관광객들이 축제를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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