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고 행정 간소화… ‘친기업 울산’ 날개 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인허가 관련 기관과 지원 협력
중소기업에도 전담 인력 배치
정부에 공장 건축 규제완화 건의
‘3년 소요’ 인허가 10개월만에 끝내

19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현장에서 울산 기업 현장지원 전담 조직 회의가 열렸다. 김두겸 울산시장(왼쪽)과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가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친기업 정책을 한층 강화한다. 기업 투자를 옥죄는 복잡한 규제와 행정 절차를 개선해 투자하기 좋은 기업도시 울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는 2025년 기업지원 중점 추진계획을 수립했다고 25일 밝혔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울산시와 5개 구군이 통합해 운영 중인 기업현장 지원 조직에 한국전력, 수자원공사, 항만공사 등 공장 인허가와 관련된 외부 기관 10여 곳을 추가로 포함한다. 지자체 이외의 인허가 업무를 받아야 하는 다른 기관들과도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공유해 기업의 민원을 한 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 권역별 공무원 전담 책임관제를 중소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울산시는 현재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20개 기업에 대해 5개 권역으로 나눠 인허가 업무 경험이 많은 공무원 7명을 책임관으로 지정해 사업 완료 시까지 기업의 애로사항 등 각종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각 구군 인허가 담당 공무원들에게 기업 현장 지원 노하우를 공유하고, 구군별 현장 지원 전담 책임관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 개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공장 부지 내 동별 건축허가를 위한 관련 규정 완화를 조속히 시행해 달라’고 최근 정부에 건의했다. 현재 공장 부지는 다수 필지임에도 법령상 하나의 대지로 인정된다. ‘1대지 1허가’ 원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대규모 투자 사업은 수시로 건축행위가 발생하지만 1동의 공장 건축이 완료되기 전까지 다음 공장의 건축허가를 신청할 수 없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HD현대중공업과 에쓰오일 등 산업계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 공장 부지에서 여러 공장을 동시에 건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꾸준히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시는 기업, 구·군 담당자, 건축사 등과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해당 규제가 불합리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후 4차례에 걸쳐 중앙부처를 방문해 개선 필요성을 지속해서 설명한 끝에 행정안전부 지방규제혁신위원회에 안건 상정을 끌어낸 상태다.

앞서 시는 산업단지 내 빈 땅에 공장을 짓지 않고도 야적장과 주차장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을 주도했고, 지난달 개정된 법률이 공포됐다. 법 개정으로 에쓰오일이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짓고 있는 ‘샤힌 프로젝트’가 혜택을 보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 투자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9조 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하루 최대 1만3000명의 근로자가 투입되는 플랜트 사업 특성상 대규모 주차장과 야적장이 필요한데, 그동안 이를 해결할 방안이 없어 온산국가산단 내 교통 체증 유발과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법이 바뀌면서 에쓰오일은 현장 인근에 15만2000㎡(약 4만6000평)의 여유 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 이 부지는 야적장과 주차장으로 활용 중이다.

울산시는 2022년 현대자동차 울산 전기차 공장에 전담 공무원을 파견해 최소 3년은 걸린다고 했던 각종 인허가를 10개월 만에 끝냈다. 같은 방식으로 삼성SDI는 공장 인허가 기간을 30개월 단축했다.

울산시는 이런 친기업 정책으로 민선 8기 김두겸 울산시장 취임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532개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총 23조6743억 원의 투자를 끌어냈다.

김 시장은 “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고,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적극 해소할 수 있도록 기업 현장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시#친기업 정책#강화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