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신임 회장(왼쪽)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당선 후 당선증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2.26 뉴스1
제 55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정몽규(63) HDC그룹 회장이 당선됐다. 정 회장은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4연임에 성공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55대 회장 선거를 진행했다. 이날 선거에는 정몽규 회장과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출마했다.
1차 투표 결과, 정 회장은 총 유효표 183표 중 과반이 넘는 156표를 획득하며 그대로 당선이 확정됐다. 허 후보는 15표, 신 후보는 11표를 각각 얻었다.
정 회장은 2013년 1월 KFA 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12년간 한국 축구계 수장을 맡았다. 이번이 4번째 도전으로, 정 회장은 2029년까지 4년간 협회를 이끌어가게 됐다.
한편 KFA 회장 선거는 당초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허 후보가 불공정하다며 제기한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한 차례 연기됐다. 이후 선거운영위원회가 일괄 사퇴하면서 다시 연기됐고, 재구성된 선거운영위가 선거일자를 26일로 확정했다.
앞서 KFA와 정 회장은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논란,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등의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특정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에게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정 회장에 대한 자격정지 중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정 회장은 후보자 자격을 유지했다.
정 회장은 자신을 향한 비판을 수용하고 변화를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난 몇 개월간 미진한 운영으로 많은 질책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무엇을 개선할지, 시스템 문제인지, 회장 개인의 문제인지 깊이 고민했다”며 “모든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앞서 진행된 후보자 정견 발표에서 “현장과 소통하면서 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 큰 책임감을 갖고 결자해지하겠다”며 △강도 높은 개혁과 인적 쇄신 △국제적 위상과 경쟁력 강화 △진행중인 사업 내실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 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점은 임기 초반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 소송 결과에 따라 축구협회는 향후에라도 문체부가 요구한 정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내려야 할 수도 있다. 여론이 좋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박지성 JS파운데이션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축구협회와 정 회장에 대해) 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는지, 또 이해가 안 되는지에 대한 부분을 나 역시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작년 12월 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정 회장의 연임 도전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1%로 과반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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