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유리병이 샹들리에로… 아이디어 입고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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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만 명 찾은 ‘새활용플라자’… 친환경 관심 커지며 방문객 늘어
커피박 탁자-소방호스 가방 등… 폐기물이 새로운 제품으로 변신
상반기 ‘장난감수리소’도 개관

25일 서울 성동구 용답동의 ‘서울새활용플라자’를 찾은 시민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생활 폐기물에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새활용플라자는 환경보호와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지난해 11만 명의 시민이 찾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새활용’과 재활용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2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 1층. 마이크를 든 도슨트(박물관 등에서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가 묻자 10여 명의 시민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도슨트는 말없이 머리 위를 가리켰다. 천장에는 다 쓴 유리병으로 만든 샹들리에 2개가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단순히 제품을 회수해 자원을 재순환하는 일이 재활용이라면, ‘유리병 샹들리에’처럼 폐기물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더하는 것이 새활용”이라고 설명했다.

● 새 제품으로 탄생하는 폐기물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에서 800m 떨어진 곳에 있는 서울새활용플라자는 2017년 문을 열었다. 지상 5층∼지하 2층, 연면적 2만3265m²의 규모로 새활용 특화시설 중에는 세계 최대로 평가받고 있다. 환경과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지난해 새활용플라자의 연간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11만 명을 기록했다.

이날 새활용플라자 도슨트 투어에는 초등학생부터 50대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참여했다. 1층 ‘새활용 전시 체험장’으로 들어가자 의자, 탁자, 가방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이 눈에 띄었다.

도슨트가 “물건들이 무엇으로 만들어졌을지 추측해 보라”고 하자 시민들은 전시품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커피찌꺼기인 ‘커피박’으로 만든 탁자, 낡은 소방호스로 만든 가방, 페트병으로 만든 우비, 버려진 그물로 만든 선글라스 등 생각하지 못한 소재로 만든 물건이 나올 때마다 시민들은 물건을 직접 만져 보고 착용해 보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하 1층 ‘소재 은행’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버려지는 폐기물들이 새활용 상품 등으로 재탄생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전선, 넥타이, 커피포대, 키보드 자판, 현수막 등 소재의 무게를 달아 구입할 수도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직접 새활용품을 만들어 보고 싶은 경우뿐 아니라 예술 작품의 소재가 필요한 디자이너들도 많이 찾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투어에 참여한 시민들은 새활용플라자를 둘러보며 자원 순환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국립공원공단에서 자연환경해설사로 일한다는 김진숙 씨(56)는 “평소 환경 해설을 할 때 자원 순환에 대해 더 잘 가르쳐드리고 싶어 새활용플라자를 찾았다”며 “자원 순환은 막연히 분리배출을 잘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아예 새로운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성양호 씨(56)는 “새활용이 또 다른 쓰레기를 양산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편견이 있었는데, 오늘 와서 보니 공산품 못지않은 품질에 놀랐다”며 “오늘 집에 가서 물건을 버리기 전에 새활용할 만한 것이 어떤 게 있는지 찾아봐야겠다”며 웃었다.

● 상반기 중 ‘장난감수리소’ 개관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올 상반기 중 ‘장난감수리소’도 개관한다. 버려진 장난감을 회수·수리·새활용하는 과정을 소개해 자원 순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동시에, 수리에 필요한 시니어 일자리도 창출할 예정이다.

또 연 1회 개최하던 제로웨이스트 페스티벌을 올해는 2회로 확대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고 순환경제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축제다. 4월 22일 지구의날을 기념해 지구의 가치를 되새기고 소재은행의 자원을 활용해 ‘나만의 행성’을 만들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가을에는 대학생과 디자이너들이 함께 ‘제로웨이스트 의상’을 선보이는 패션쇼와 포럼을 개최해 의식주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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