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흉기 공격 50대, 경찰 총 맞고 사망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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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2명 “괴한 쫓아와” 112신고
검문 경찰에 갑자기 흉기 휘둘러
테이저건 쏜후 공포탄-실탄 3발 쏴
경찰 1명 중상… 대응 적절성 조사

뉴시스
“선생님 거기 좀 서세요.”

26일 오전 3시 7분경 광주 동구 금남로 한 골목길. 광주 동부경찰서 금남지구대 소속 A 경감(53)이 걸어가던 B 씨(50)를 발견하고 순찰차에서 내려 추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조수석에 탑승한 순경(29·여)도 함께했다.

A 경감과 순경은 4분 전 “괴한이 오피스텔 앞까지 쫓아와 1층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을 지켜보려는 것 같다”는 20대 여성 2명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태였다. B 씨는 여대생들이 112 신고를 하기 직전까지 200m가량을 바짝 붙어 따라가고 있었다.

A 경감과 순경은 오피스텔 앞에서 B 씨를 발견하고 검문을 시도했다. A 경감과 3∼4m가량 떨어져 있던 B 씨는 갑자기 종이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 36cm 길이의 흉기였다. A 경감은 B 씨가 흉기를 들고 다가오자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B 씨가 계속 접근하자 발차기를 했고, B 씨는 흉기를 휘둘러 A 경감 왼쪽 얼굴 부위를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A 경감은 공포탄 1발을 발사했다.

두 사람이 넘어졌다 일어나 거리를 다시 벌리자 순경은 B 씨의 등에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그러나 두꺼운 점퍼를 입고 있어 효과가 없었다. B 씨가 흉기를 들고 순경에게 접근하자 A 경감은 실탄 1발을 하반신에 위협 사격했고 적중됐다.

B 씨는 걸음 방향을 바꿔 A 경감의 오른쪽 이마를 공격했고, A 경감은 B 씨와 몸싸움을 하며 실탄 2발을 발사했다. 복부에 총 2발을 맞은 B 씨는 몸싸움을 멈추고 100m가량을 걸어가다 쓰러졌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B 씨는 결국 사망했다. 얼굴 부상과 뇌출혈 등 중상을 입은 A 경감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12 신고부터 단 6분 만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경찰은 B 씨가 일면식 없는 여성들을 따라간 이유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B 씨는 사건 현장에서 1km가량 떨어진 곳에 별다른 직업 없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씨의 정신질환 여부도 확인하면서 A 경감의 총기 사용이 적절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의 실탄 사용은 2019년 6건, 2020년 4건, 2021년 3건, 2022년 3건 등으로 매년 5건 내외에 그친다.

#경찰#흉기#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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