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 전 대한제국 ‘황궁 소방수’가 입었던 제복은 어떤 모습?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2일 14시 33분


경기소방, 1907년 당시 제복 제작발표회 열어
전국 유일 대한제국 소방 유물 3점 보유
그림으로 보던 근대 소방관 제복 실물로 재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1900년도 초반 대한제국 당시 황궁 소방수가 입었던 제복이 고증을 통해 재현돼 최초로 공개됐다. 대한제국의 소방수 제복은 한국 소방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이다. 하지만 당시 훈령과 도식으로만 남아 있고 현재 실제 제복의 실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달 28일 본부 대강당인 장헌홀에서 ‘대한제국기 광무 11년(1907년) 황궁 소방수 제복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1907년 대한제국기 규정을 근거로 모자, 상의, 하의, 각반(보호대), 구두 등을 모두 복원했다.

복원에는 이경미 한경국립대 교수를 책임으로, 노무라 미찌요 장안대 교수, 이민정 K-코스튬랩 대표 등이 참여했다. 대한제국기 소방수 제복 복제 표(1908년)와 도식을 기반으로 고증을 거쳐 재현했다. 복원된 소방수 제복은 소방 역사사료관의 주요 전시품으로 활용하고, 소방 역사 교육과 홍보 자료로도 쓸 예정이다.

이경미 교수는 “직군 표시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 모표, 상의 칼라 영장(領章), 소매의 수장(袖章) 같은 상징 이미지를 새겨넣은 것은 우리나라 소방 제복의 독창적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영희 의원은 “소방관들의 제복은 단순한 복장이 아니라 자긍심과 책임의 상징”이라며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목재 수총기는 현존하는 한국의 소방펌프 중에서 가장 오래된 기계식 소방 장비로 114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주요 구조부가 목제로 된 근대적 소방설비로는 한국 유일한 모델이기도 하다. 대한제국 시절인 1910년 4월(융희 4년)에 제작돼 독도소방조(뚝섬소방대)에서 사용하다 경기도 양주 와부소방조로 보내 수십 년간 사용 후 퇴역하면서 창고에 보관됐다. 경기도 제공

경기소방은 이번에 재현한 황궁 소방수 제복을 포함해 ‘목제 수총기’ ‘목제 소화기’ 등 대한제국 시기의 유물 3점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 4월, 남양주 와부소방대에서 보관 중이던 수동 화재진압 장비인 ‘목제 수총기’는 경기도 등록문화재(제22호)로 등재되기도 했다. 수총기는 사람의 팔로 작동한다는 뜻의 완용펌프로 불리는 수동 화재진압 장비로, 현대 소방차의 원조다.

조선호 본부장은 “대한제국 황궁 소방수 복장을 재현함으로써 경기소방은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대한제국기 소방 유물 3점을 보유하게 됐다”라며 “앞으로 경기소방이 역사적 자긍심을 바탕으로 더 나은 소방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제국#황궁 소방수#제복 재현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