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조성된 국가산업단지에 블루수소 충전 인프라가 들어선다. 탄소 배출이 적어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블루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공급에 이르기까지 신규 유통망이 구축되는 것이다. 2030년 수소경제 중심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울산시의 목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는 덕양가스와 블루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블루수소는 탄소배출을 약 60% 줄인 친환경 수소다.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크게 △재생에너지로 만든 ‘그린수소’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S)을 활용한 ‘블루수소’ △원자력으로 만든 ‘핑크수소’로 분류된다. 탄소배출 최소화와 함께 경제성까지 확보한 블루수소는 수소산업 확대의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협약에 따라 덕양가스는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부곡용연지구 내 부지 1만186㎡에 180억 원을 투입해 2026년 8월까지 블루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블루수소 충전 인프라는 생산된 수소를 저장했다가 수소 튜브 트레일러에 고압(200bar)으로 적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수소 유통 과정에서 필수적인 시설이다. 이를 통해 2026년 9월부터 연간 최대 2000t의 수소를 공급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 40만 대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울산에 블루수소 충전 인프라가 구축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왼쪽 네 번째)과 이치윤 덕양가스 대표이사(왼쪽 세 번째) 등이 지난달 27일 울산시청 접견실에서 블루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울산시청 제공
김두겸 울산시장 “블루수소 충전 인프라가 구축되면 수소의 생산과 유통, 공급이 훨씬 원활해지면서 울산의 수소 경제가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은 전국 지자체 중 가장 탄탄한 수소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 도시로 꼽힌다. 국내 수소의 50% 이상 생산능력과 최대 수소 배관망(188km)이 설치돼 있고, 수소 전후방 산업체도 밀접돼 있다.
수소경제권 구축에 유리해 다양한 국책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울산 북신항에는 수출 전진 기지 역할을 할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운송 시설도 들어선다. 현재 공정률 28%로, 연간 32만t의 수소를 실어 나를 수 있다. 수소 생산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울산 수소 융·복합밸리(280㎡만) 조성 사업도 탄력을 내고 있다. 정부가 지역전략사업 육성을 위해 전국 각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을 대대적으로 해제하면서 이 사업의 물꼬가 트였다. 이 사업은 기존 테크노 산업단지를 남구 옥동과 두왕동까지 확대해 미래 먹거리인 ‘수소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는 게 골자다. 그린벨트가 부지의 80%에 달해 사업 추진에 제약이 컸다. 이곳에는 200개가 넘는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며, 여기다 수소 관련 기업의 연구 인력도 울산에서 배출한다.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부터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국내 최초로 수소 트랙터와 지게차 개발에도 나섰다.
현재까지 13개의 수소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했고, 2030년까지 45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수소를 연료로 달리는 도시철도(트램)도 2029년 개통 예정이다. 지하철처럼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 대신 수소연료 전지를 이용해 운행하는 방식이다. 20분간 충전하면 200km를 달릴 수 있다.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만큼 배기가스가 아닌 물만 내보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김 시장은 “수소만큼은 전 세계에서 1등 도시로 만들고 싶다”면서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면서 우수 인재 양성과 또 수소의 가치 사슬 완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