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양 빈소 찾은 친구들 ‘울음바다’…“수의사 꿈 하늘에서 펼치길”

  • 뉴스1
  • 입력 2025년 3월 5일 15시 07분


코멘트

부검 결과, 일산화중독 추정

故문하은 양(12)(유족 제공)2025.3.5/뉴스1
故문하은 양(12)(유족 제공)2025.3.5/뉴스1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빌라 화재로 숨진 문하은 양(12)의 장례식이 조용한 분위기에서 열렸다.

5일 오전 인천시 서구 국제성모병원에 최근 빌라 화재로 사망한 문하은 양(12)의 빈소 영정사진에는 하은 양이 자신이 키우는 반려묘 ‘비누’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하은 양의 어머니는 “다른 세상에서 수의사라는 꿈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며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하은 양의 친구들이 빈소를 찾기도 했다. 이들은 눈물을 쏟아내며 한동안 빈소를 떠나지 못했다.

하은 양을 평소 봐왔다는 박성경 씨(18)는 “동생이 집에서 하은이를 데려와서 평소 많이 봐왔다”며 “친구들하고 사이도 좋은 아이로 기억 한다. 뉴스는 봤는데 지인이라고 생각 못해 많이 놀랐다. 고양이랑 같이 가 외롭지 않아 다행이다”고 울먹였다.

하은 양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43분쯤 인천 서구 심곡동의 빌라 4층 집안에서 난 화재로 연기를 다량 들이마셔 의식과 호흡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화재 당시 하은 양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위해 병원에 갔었고, 어머니는 일을 나간 상태였다.수의사를 꿈꿔왔던 하은 양은 현재 사는 집에서 고양이 ‘비누’를 키웠다고 한다. 비누는 화재 당시 집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하은 양 가구는 작년에만 4차례 넘게 보건복지부 ‘행복e음 위기가구 사각지대’ 통보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당국으로부터 실질적 지원은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서구청은 ‘해당 가구는 소득 초과로 인해 지원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화재 현장에선 하은 양이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여 먹은 듯한 정황이 발견되기도 했으나, 그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하은 양은 지난 3일 결국 숨을 거뒀으며, 장기기증 절차를 밟았다.

경찰은 하은 양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원에 의뢰했으며, ‘일산화중독 추정’이라는 구두소견을 전달받았다.

하은 양의 안타까운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병원에,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일터에 간 사이 보호받았어야 할 우리 아이가 사회안전망 빈틈 사이로 떨어져 버렸다”며 “너무 깊은 곳에 있어서 잘 들리지 않아도 누군가를 향해 도와달라 외치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