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도 경영해야 귀중한 자원”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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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45년 만에 ‘산주대회’ 열고
연금형 사유림 매수-임업 직불제 등
산주 3700명에게 최신 정보 제공
부재산주 늘어나며 경영 관심 ‘뚝’… “산주들 의식 바꿔 참여율 높일 것”

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산림청이 주최한 산주대회가 45년 만에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전국에서 산주 3700여 명이 모였고 23개 상담 부스가 마련됐다. 사진은 산주들이 산림 경영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산림청이 주최한 산주대회가 45년 만에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전국에서 산주 3700여 명이 모였고 23개 상담 부스가 마련됐다. 사진은 산주들이 산림 경영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호두나무 농사가 시원치 않아 수종을 바꾸려고 했는데 뚜렷한 방향성을 찾게 돼 속이 시원합니다.”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산주(山主)대회에서 만난 신동일 씨(73)는 산림특용 밀원자원 부스에서 상담을 막 끝내며 이렇게 말했다. 신 씨는 충남 천안시 북면에서 10년 전부터 호두나무 농사를 해왔는데, 나무 생장이 시원치 않아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신 씨는 “밀원수로 수종을 바꾸려고만 했지 막상 하려니 자신이 없었는데, 다양한 부스를 돌며 전문가 상담을 받으니 확신이 생긴다”고 했다.

● 전국서 산주 3700여 명 참석

1980년 이후 45년 만에 전국 산주들이 모여 산림 경영 경험을 나누는 산주대회가 열렸다. 과거엔 녹화 사업을 목적으로 각 지역에서 개별 진행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산림청이 주최하고 산림조합중앙회가 주관해 전국 통합 대회로 열렸다. 21일 ‘세계 산림의 날’을 기념해 열린 이날 대회에는 전국에서 산주 3700여 명이 참석했다.

“산림은 1차 2차 3차 산업을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입니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자연도 사람도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대회에 앞서 만난 경북 예천 은솔농장 이우람 대표(43)가 4일 말했다. 3대째 임업을 잇고 있는 이 대표는 2010년 2월부터 30ha(헥타르) 규모 농장을 꾸몄다. 임업을 해온 할아버지, 아버지를 보며 대학 전공도 산림 쪽을 택했고, 조경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2014년경 본격적으로 임업인이 됐다.

이 대표는 조경수로만 연간 2억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다. 숲을 활용한 야영장, 체험장 같은 서비스업도 구상하고 있다. 산주(山主) 관심 속에 자란 산림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뿐 아니라 산불이나 산사태 같은 재난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에 이 대표 농장 근처에서 산불이 났는데, 산불진화차량이 농장 내 숲길인 임도(林道)를 타고 올라가 빠르게 불을 껐다고 한다. 농장 중간중간 파둔 웅덩이도 방화선 역할을 했다.

● “산주의 산림 경영 참여율 높여야”

하지만 이 대표처럼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 부재산주(자신의 산에 거주하지 않는 산주)는 121만2714명으로 전체 산주(217만2356명)의 55.8%를 차지했다. 2005년 45.4%(219만9170명 중 99만8751명)보다 10.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산 필지 수 또한 2005년 384만 필지에서 2023년 492만 필지로 28.1%(108만 필지) 늘었다. 60대 이상의 고령 산주 비중 역시 2016년 51.2%에서 2023년 60.5%로 9.3%포인트 상승했다. 산 필지는 파편화되고, 부재산주로 관심이 떨어지는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산림청이 산주대회를 기획한 이유도 산림 경영에 대한 산주들의 의식 전환을 유도하고 산림 경영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5일 행사장에는 산지 연금형 사유림 매수, 임업 직불제 등 산림 경영 지원 제도와 임산물, 목재 생산 등 산림자원을 활용한 소득 증대법 같은 다채로운 임업 정보를 알리는 23개 부스가 마련됐다. 갖고 있는 임야 여건과 산림 경영 방향성을 도와주기 위한 산림 전문가의 맞춤형 상담도 이뤄졌다.

대회에 참석한 임상섭 산림청장은 “임업 선진국의 사유림 산주 산림 경영 참여율은 60%가 넘는데, 국내는 23% 수준이다”라며 “산림 정책과 지원을 바탕으로 한 목재, 임산물, 탄소배출권 거래, 산림바이오매스 활용 등이 산주의 소득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산림청#산주대회#산림 경영#산림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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