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전남 나주시 공산면 나주영상테마파크 자리에 임시 개관 예정인 남도의병역사박물관 조감도. 임진왜란에서부터 일제강점기 3·1운동까지 이어졌던 남도 곳곳의 의병 활동을 한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전남도 제공
2584명의 독립운동가를 찾아낸 전남도가 지역의 독립운동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전남독립운동사’ 편찬에 나선다. 호남 의병의 역사와 가치를 재조명할 ‘남도의병역사박물관’도 올 12월 임시 개관한다. 전남도는 전남독립운동사와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을 통해 나라의 위기마다 수많은 우국지사를 배출한 ‘의향(義鄕) 전남’을 알리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피의 기록’ 전남독립운동사 발간
전남도는 1894년 2차 동학농민운동부터 1945년 광복 때까지 전남에서 펼쳐진 독립운동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전남독립운동사를 발간한다고 5일 밝혔다. 전남도는 4일 도청 정약용실에서 전남독립운동사 편찬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어 집필 전략과 방법 등을 논의했다.
초당대 산학협력단이 용역을 맡아 2027년까지 의병항쟁, 3·1운동, 학생운동, 농민·노동·사회운동, 국외 독립운동, 독립운동가 인명부, 독립운동 사적지 등을 정리한다.
역사 왜곡, 식민사관 등의 논란을 없애고 완성도 높은 독립운동사 발간을 위해 호남사학회, 대학교수 등 지역 전문가와 함께 자문회의, 학술대회 등을 통해 집필 내용을 검증할 계획이다.
전남도가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2021년부터 추진한 독립운동 미서훈자 발굴을 통해 확인한 독립운동가들도 책에 실린다. 전남도는 1895년 을미의병부터 1945년 광복까지 지역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지만 정부 서훈을 받지 못한 2584명의 활동 기록을 찾아냈다. 이를 위해 국가기록원, 국가보훈부가 소장한 판결문과 수형인 명부, 형사사건부 등 자료를 분석하고 일본 통감부와 외무성 문서, 하와이 이민자 명단, 미주 독립운동 자료, 기관, 학교, 신문, 일기류 등 330여 종의 자료를 확인했다.
전남도는 지난해 4월 국가보훈부에 1103명의 독립운동가에 대해 우선 서훈을 신청해 19명이 서훈을 받았다.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전남은 수많은 민중이 일제에 맞서 3·1운동, 학생운동 등을 치열하게 전개했으나 이를 정리한 자료가 없어 안타까웠다”며 “전남독립운동사를 편찬해 의향 전남을 알리고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역사적 유산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남도의병역사박물관 연내 개관
‘의향 전남’의 랜드마크가 될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은 전남 나주에 건립된다. 임진왜란부터 일제강점기 3·1운동까지 이어졌던 남도 곳곳의 의병 활동을 한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나주시 공산면 나주영상테마파크가 있던 부지(2만2000m²)에 연면적 7000m²,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 중이다. 지난해 3월 착공해 현재 공정은 52%로, 올해 12월 중 임시 개관이 목표다. 사업비는 총 422억 원 규모다.
박물관 내부는 자료 보존과 교육에 초점을 맞춰 설계했다. 의병을 기억하기 위한 상징 공간인 ‘메모리얼 라운지’와 상설·기획·추모 전시실, 어린이박물관, 다목적 강당, 수장고 등이 마련된다. 각 전시실과 박물관에서는 맞춤형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영산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관람객 휴게시설도 조성된다.
전남도가 지난해까지 수집한 자료는 총 3007점으로 구입 1422점, 기증 383점, 기탁 1202점이다. 1555년 을묘왜변부터 1919년 3·1운동까지 의병과 관련된 고서·고문서, 초상화, 사진, 무기류 등이다. 수집된 자료는 ‘호남절의록’ ‘남한폭도대토벌기념사진첩’ ‘동맹록’ ‘의병 양달사 통문’ ‘매천 황현 매천야록’ ‘황현 초상 및 사진’ 등이 있다. ‘호남절의록’은 임진왜란을 비롯해 정유재란, 정묘호란, 병자호란, 이인좌의 난 등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의거를 일으켜 절의를 세운 호남 출신 의인의 기록을 수록한 책이다. 1799년에 12권 5책으로 간행된 목활자본으로, 송상현 조영규 김천일 김덕령 등 호남 의병 1463명의 사적을 기록해 해당 시기의 역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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