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의 고유 사투리를 지키고 알리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단양사투리 경연대회 때 모습. 단양군 제공
3도(道) 접경지역인 충북 단양의 차별화된 고유 사투리를 지키기 위한 민간단체가 꾸려졌다.
9일 단양군에 따르면 이 지역 주민 50여 명으로 구성된 ‘단양말(사투리) 보존회’가 7일 창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보존회는 잊혀가는 단양 사투리를 찾아 기록하고 관련 책도 펴낼 예정이다. 차석태 전 바르게살기 단양군협의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았다. 차 회장은 “앞으로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단양말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청·경상·강원 3도 접경에 있는 단양군은 지리적으로 독특한 억양과 표현을 지닌 사투리를 사용해 왔다. 대표적인 표현으로 △개살떨다(심술부리다) △메란없다(형편없다) △보뚜랑물(도랑물) △호달기다(야단치다) △매했다(나쁘다) 등이 있다. 거센 억양과 낯선 단어인 탓에 북한말과 유사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사투리를 사용하는 노년층들이 줄어들면서 지역 고유어도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민간을 중심으로 보존 운동에 나선 것이다.
충북 단양의 고유 사투리를 지키고 알리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사진은 7일 열린 단양말 보존회 창립식 모습. 단양군 제공 군도 사투리를 지키고 알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군은 지난해 소백산철쭉제 40주년 행사에서 ‘단양 사투리 경연대회’를 처음 열었다. 당시 본선에 오른 11개 팀이 마을 자랑과 유래, 고향 이야기, 노래 공연 등 다양한 형식으로 단양 사투리를 활용해 웃음을 선사했다. 또 군청 누리집에 ‘단양 사투리 게시판’을 만들어 누구나 단양 사투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김문근 군수는 “단양 사투리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이자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보존회 창립을 계기로 단양말이 체계적으로 연구·기록돼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