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차벽으로 둘러싸인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을 경찰 차벽(붉은 띠 표시)이 둘러싸고 있다. 경찰은 선고 당일 집회 과열과 폭력 사태를 우려해 중구와 종로구 일대를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설정하고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간다. 또 인근 주유소를 폐쇄하고 지하철역은 무정차 통과시키는 등의 대책도 시행할 예정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일 헌법재판소가 있는 서울 종로구와 중구 일대를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정하고 특공대를 동원해 폭발물을 탐지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겠다고 10일 밝혔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헌재로부터 100m 이내는 집회금지구역이라 차벽으로 다 둘러싸서 ‘진공 상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직무대리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헌재 인근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종로, 중구 일대를 8개 지역으로 나눠 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선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역 경찰서장(총경) 8명을 각 지역장으로 지정하고 형사기동대, 기동순찰대, 지역경찰, 대화경찰 등을 동원해 질서 유지와 인파 안전관리 등을 맡긴다.
비상근무 태세 중 가장 높은 등급인 ‘갑호 비상’ 발령도 유력하다. 갑호 비상이 발령되면 모든 경찰관의 연가 사용이 금지되며, 경찰력 100%가 가용된다. 또 총경급 이상 지휘관 30명 이상을 현장에 투입하고, 폭력 사태에 대비해 120cm 길이의 장봉과 캡사이신 등 경찰 장비를 동원한다. 박 직무대리는 “기본 방침은 헌재와 헌재 주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집회 시위대 진출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헌재 재판관도 보호하고 찬반 단체 간의 마찰도 방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특공대 투입도 검토 중이다. 박 직무대리는 “탄핵 선고 당일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어 특공대 투입을 검토 중”이라며 “시위를 막기 위해 동원하는 것은 아니고 폭발물 탐지와 인명 사고 발생 시 인명 구조를 위해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위협이 될 수 있는 주변 주유소와 공사장 등에 시위대 접근을 막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 직무대리는 “공사장에 집회 시위용품이 있을 수 있어 이런 부분을 수색하고 점검해 차단하고 (헌재에) 반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호송조’를 운영해 폭력 및 불법 행위 발생 시 현장에 배치된 형사들이 즉각 가담자를 검거해 경찰서로 연행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며 헌재 인근 안국역과 광화문 등에선 탄핵 찬반 집회가 격화하고 있다. 10일 오전 헌재 앞에선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자 2명이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이를 본 대통령 지지자들은 “체포하라”며 고성을 질렀다. 종로구 서십자각터에서는 탄핵 찬성과 반대 측이 각각 ‘맞불 단식’을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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