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尹선고일에 헌재 주변 100m 진공상태 만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100m내 차벽 둘러싸 집회 차단
‘특별범죄예방구역’으로 설정
폭발물 탐지 특공대 동원도 검토

경찰 차벽으로 둘러싸인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을 경찰 차벽(붉은 띠 표시)이 둘러싸고 있다. 경찰은 선고 당일 집회 과열과 폭력 사태를 우려해 중구와 종로구 일대를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설정하고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간다. 또 인근 주유소를 폐쇄하고 지하철역은 무정차 통과시키는 등의 대책도 시행할 예정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일 헌법재판소가 있는 서울 종로구와 중구 일대를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정하고 특공대를 동원해 폭발물을 탐지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겠다고 10일 밝혔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헌재로부터 100m 이내는 집회금지구역이라 차벽으로 다 둘러싸서 ‘진공 상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직무대리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헌재 인근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종로, 중구 일대를 8개 지역으로 나눠 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선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역 경찰서장(총경) 8명을 각 지역장으로 지정하고 형사기동대, 기동순찰대, 지역경찰, 대화경찰 등을 동원해 질서 유지와 인파 안전관리 등을 맡긴다.

비상근무 태세 중 가장 높은 등급인 ‘갑호 비상’ 발령도 유력하다. 갑호 비상이 발령되면 모든 경찰관의 연가 사용이 금지되며, 경찰력 100%가 가용된다. 또 총경급 이상 지휘관 30명 이상을 현장에 투입하고, 폭력 사태에 대비해 120cm 길이의 장봉과 캡사이신 등 경찰 장비를 동원한다. 박 직무대리는 “기본 방침은 헌재와 헌재 주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집회 시위대 진출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헌재 재판관도 보호하고 찬반 단체 간의 마찰도 방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특공대 투입도 검토 중이다. 박 직무대리는 “탄핵 선고 당일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어 특공대 투입을 검토 중”이라며 “시위를 막기 위해 동원하는 것은 아니고 폭발물 탐지와 인명 사고 발생 시 인명 구조를 위해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위협이 될 수 있는 주변 주유소와 공사장 등에 시위대 접근을 막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 직무대리는 “공사장에 집회 시위용품이 있을 수 있어 이런 부분을 수색하고 점검해 차단하고 (헌재에) 반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호송조’를 운영해 폭력 및 불법 행위 발생 시 현장에 배치된 형사들이 즉각 가담자를 검거해 경찰서로 연행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며 헌재 인근 안국역과 광화문 등에선 탄핵 찬반 집회가 격화하고 있다. 10일 오전 헌재 앞에선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자 2명이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이를 본 대통령 지지자들은 “체포하라”며 고성을 질렀다. 종로구 서십자각터에서는 탄핵 찬성과 반대 측이 각각 ‘맞불 단식’을 이어 갔다.

#경찰#윤석열 대통령#탄핵심판#헌법재판소#특별범죄예방구역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