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3개동중 1개동 ‘D등급’ 상황
당초 한달 개학 연기했다 앞당겨
특활교실서 수업하고 급식은 중단
10일 오전 8시 40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서울북성초등학교. 이 학교는 건물 안전등급 문제로 개학일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가 특별활동 교실을 일반 교실로 전환하기로 하고 이날 개학했다. 2학년과 4학년 학생을 자녀로 둔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수업을 마친 뒤 학원 셔틀버스를 타기 전까지 특별활동 교실에 있었다”며 “이제는 이 교실들을 이용할 수 없어서 아이들에게 학원까지 걸어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향하던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하교 이후 학원에 갈 때까지 안전하게 책을 보던 소중한 공간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은 것”이라고 전했다.
북성초는 지난달 공개된 시설 안전 점검 결과에서 학교 건물 3개 동 중 1개 동이 ‘D등급’을 받을 상황에 놓였다. 해당 건물에는 급식실과 8개 학급 교실이 있다. 다음 달 최종 안전 등급 결과가 나오는데, 당분간 학생들은 특별활동 교실에서 수업을 듣지 못하고 급식실도 이용할 수 없다. D등급 판정이 확정되면 일부 학생들은 모듈러 교실(가건물)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급식실 폐쇄로 이날 급식은 중단됐다. 북성초는 7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모듈러 급식실(가건물)을 설치할 때까지 급식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고 밝혔다. 10일까지 학부모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도시락을 지참하거나 급식을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방안 등을 결정한다. 이날 학생들에게는 빵과 주스 등 간편식을 나눠줬다. 11일에도 간편식으로 대체한다. 학부모들은 “외부 업체에 급식을 맡긴다면 아이들이 먹을 샘플 메뉴 등이 있을 것 같은데 따로 보여주지 않았다”며 “별다른 준비 없이 학부모들이 도시락을 매일 챙겨 보내야 할지 아니면 외부 급식업체를 선택하라고 하니 매우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북성초는 최근 후문 일대 지반이 내려앉아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제기되자 아예 후문을 폐쇄했다. 학교 인근 아파트 등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주로 후문을 이용한다. 학생들이 후문으로 들어가지 못해 학교 밖에서 정문까지 이동하려면 상당한 급경사 길을 걸어야 하고 10분 이상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북성초 개학 연기 등을 계기로 이달 말까지 학교 노후 건물에 대한 안전도를 점검하고 개선책을 담은 ‘노후학교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미 노후 건물 전수조사는 완료됐지만 예산 확보 방안 등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노후 건물에 대한 안전 점검과 예산 확보 등은 아직 더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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