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홈페이지에 2월 14일 올라온 라오스 출장 보고서에 라오스 주요정당을 일본 정당으로 설명한 모습. 대전시의회 제공 대전시의회가 라오스 출장을 다녀와 놓고 출장 보고서에는 설명, 민족, 주요 정당 등을 일본에 관한 내용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이 공무국외출장 보고서를 의회 홈페이지에 한 달 가까이 버젓이 올려뒀다. 의회 직원이 작성한 보고서는 의회 수석전문위원과 출장을 다녀온 의원이 검토하고 의장에게 제출해 상임위원회나 본회의 때 보고 한 뒤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11일 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황경아 시의원과 공무원 4명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21일까지 라오스를 방문했다. 출장 계획서에 나온 의원 1명, 공무원 4명의 경비는 총 904만6580원이다.
출장 보고서는 ‘2024년 장애인사회참여증진특별위원회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서(라오스)’라는 제목으로 2월 14일에 시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보고서 첫 장에는 ‘대형재난 대비 장애인 안전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일본의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통해 의정활동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국외 출장 결과 보고’라고 적혀 있다. 라오스 출장 목적은 ‘양국의 지식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관계 구축과 의료, 복지 등 상호 협력 방안 모색’이었다.
이 보고서에는 라오스와 무관한 일본이 두 번이나 더 등장한다. 라오스 정치 현황을 설명하며 주요 정당으로 자민당, 공명당 등 일본의 정당들을 써놓고, 그 밑에 칸에 라오스 집권당인 라오인민혁명당을 넣었다. 또 라오스 민족이 야마토족, 기타 재일교포, 아이누족 등 일본 민족으로 이뤄졌다고 써놨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라오스 출장보고서에 담긴 이 같은 일본 내용 세 가지는 라오스 출장 넉 달 전인 지난해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시의원들이 도쿄에 다녀와 같은 해 10월 6일, 의회 홈페이지에 올려둔 출장보고서와 일치한다. 당시 일본 출장에는 라오스를 다녀온 황 의원을 포함해 국민의힘 소속 이효성 의원과 의회 공무원 4명이 갔다. 일본 현황을 담은 라오스 출장보고서는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10일 오전에서야 수정돼 의회 홈페이지에 다시 올라왔다.
대전광역시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 조례에 따르면, 대표 의원은 귀국일부터 30일 안에 공무국외출장 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하고 60일 안에 상임위원회나 본회의에 공무국외출장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의장은 보고가 끝난 보고서를 의회 홈페이지에 올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장은 위원회에 보고서를 심의하거나 평가하게 할 수 있다.
조례에 나온 이 같은 과정과 시의회 자체 검토를 거치고도 엉뚱한 나라 내용을 담은 해외 출장 보고서가 한 달 가까이 전 국민에게 공개된 것이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라오스 출장)넉 달 전 일본 출장을 다녀왔는데 작업을 하다 보니까 겹쳐서 착각이 있던 모양”이라며 “정확하게 봐야 했는데 미처 보질 못한 불찰”이라고 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파일을 올리는 과정에서 작업 중인 파일이 올라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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