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2024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 잠정 발표
‘아리셀’ 사고 있었지만 9명 줄어…사고 건수도 31건 감소
‘불황’ 건설업에서 27명 감소…제조업은 사망자 5명 늘어
50인 미만, 3년 연속 감소…50인 이상은 6명 증가한 250명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제조 공장 아리셀 건물 화재 현장에서 국과수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4.06.25.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사업주 안전조치의무 불이행으로 사망한 근로자 수는 589명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3년과 비교해 9명이 줄고 사고 건수로는 31건이 감소한 것인데, 건설업계 불황으로 공사 건수가 줄면서 사망자도 덩달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 -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는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아 발생하는 산재사망사고를 분석한 통계로, 모든 산재사고가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안전보건조치 의무 불이행으로 사망한 근로자는 589명으로, 전년(598명) 대비 9명(1.5%) 감소했다. 사고 건수 역시 584건에서 553건으로 31건(5.3%) 감소했다.
사고 자체는 줄었지만, 지난해 6월 경기 화성 리튬배터리 제조업체 아리셀 화재 사고로 23명이 사망하는 등 대형 사고 영향으로 사망자 수 감소폭은 비교적 작았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276명으로 여전히 가장 높은 사망자 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27명(8.9%), 25건(8.4%) 감소했다.
이 같은 사망자 수 감소는 안전보건 의식이 제고된 결과라기보다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태호 고용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이날 열린 설명회에서 “국토교통부의 건축 허가 및 착공 통계를 보면 착공 동수가 전년 대비 7.49% 감소했고,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상 건설업 취업자수도 2.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것들이 사고 사망자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한 업종은 제조업(175명)이었다. 다만 제조업 역시 사고 건수는 165건에서 146건으로 19건(11.5%) 감소했으나, 아리셀 사고 영향으로 전년 대비 사망자가 5명(2.9%) 늘었다.
기타업에서는 사고 사망자가 13명(13건) 증가했다.
대체로 업황이 개선된 선박건조 및 수리업과 건물종합관리,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 등 안전보건 개선 역량이 부족한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사고 사망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규모별로는 50인 미만 사업장(공사대금 50억 미만)에서 399명이 사망해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15명(4.2%) 줄었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재해 사망은 2022년 47명 감소, 2023년 34명 감소로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50인 이상 사업장(50억 이상)은 전년 동기 대비 6명 증가한 25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3대 사고유형’으로 불리는 떨어짐·부딪힘 사고가 각각 227명, 5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명(9.6%), 29명(36.7%) 감소했다.
‘물체에 맞음’은 83명, ‘끼임’은 66명, ‘깔림·뒤집힘’은 46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명, 12명, 3명 증가했다.
고용부는 “경기 여건과 정부의 산재예방 지원 정책, 현장의 안전 경각심·의식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매년 사고사망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중소기업과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안전보건 역량 제고가 필요하다”며 “올해에는 산업안전보건정책의 현장 작동성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수칙만 준수해도 예방할 수 있는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설업·조선업 등 취약업종과 고위험사업장 중심으로 중점 지도할 것”이라며 “위험성평가를 포함한 현장의 안전보건 우수사례를 발굴해 유사업종 사업장에 보급·확산하고,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도 3만3500개소로 확대 지원하는 등 안전보건 역량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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