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육아 동료’ 업무 대행자에 월 5만원 수당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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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과의 전쟁’에 3578억 투입
전국 첫 ‘육아시간 업무 대행 수당’… 혼수 비용-난임 시술 지원책 등 마련
일자리 수도권 집중화 문제 해소하고… 비혼-입양 가족 사회적 인식 개선도

6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도청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저출생 극복 성금을 신용카드로 내고 있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역민들이 성금을 편리하게 낼 수 있도록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도입했다. 경북도 제공
6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도청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저출생 극복 성금을 신용카드로 내고 있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역민들이 성금을 편리하게 낼 수 있도록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도입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이달부터 ‘육아시간 업무 대행 수당’ 제도를 시행한다. 육아시간을 사용하는 직원이 눈치 보지 않고 특별 휴가를 사용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처음이다.

현행법상 공무원은 육아시간을 보장받는다.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가진 공무원이 36개월간 매일 2시간씩 사용할 수 있는 ‘육아시간’과 임신 중인 여성 공무원이 출산 전까지 매일 2시간씩 사용할 수 있는 ‘모성 보호 시간’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활용하는 공무원은 많지 않다. 육아 및 모성 보호 시간을 사용할 때 업무 대행자를 위한 적절한 보상이 없기 때문. 도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육아시간 업무 대행 수당 제도를 만들었다.

이 제도는 육아 및 모성 보호 시간을 월 8시간 이상 사용하면 업무 대행자에게 5만 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대상 인원은 약 280명이다. 육아시간 등 특별 휴가 사용 결재 때 업무 대행자 1명을 지정하면 당사자가 관련 자료를 첨부하고 수당 지급을 신청하면 된다. 수당은 다음 달 급여일에 나온다.

박성수 경북도 안정행정실장은 “공직 내부부터 저출생 극복과 일·가정 양립을 뒷받침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사회와 기업으로 정책을 확산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 저출생 대전환 본격 추진

경북도가 저출생 대전환을 선언하고 핵심 과제를 하나씩 실행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저출생과의 전쟁 시즌2인 셈이다. 도는 먼저 저출생의 직접적 요인에 신속 대응하고, 경제적 지원 등 피부에 더 와닿는 정책을 서둘러 집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0대 과제를 150대로 확대하고, 총예산도 지난해 1999억 원보다 늘어난 3578억 원을 투입한다.

주요 신규 정책은 앞서 시작한 육아시간 업무 대행 제도를 비롯해 결혼 축하 혼수 비용 지원, 남성 난임 시술 지원, 35세 이상 산모 의료비 지원, 조부모 손자녀 돌봄 수당 지급, 다자녀 가정 큰집 마련 지원, 다자녀 축산농가 도우미 지원, 조기 출퇴근 근무제 도입 등이다.

도는 저출생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좋은 일자리와 수도권 집중, 조기 사회 진출 등 구조적 문제 해소에 팔을 걷어붙였다. 육아 기반 및 서비스를 확충하고 저출생 사회구조 개혁을 선도할 혁신 제도를 추진한다. 국비와 지방비 등을 포함해 총 1조 원 규모의 사업을 발굴해 경북을 ‘아이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기반 조성 사업은 지방 거점 도시 육성과 돌봄 로봇산업 클러스터 조성, 세계 어린이 장난감박물관 건립, 융합 돌봄 특구 조성, 국립 인구정책연구원 설립, 청년 여성 함께 성장 라운지 구축 등을 추진한다.

도는 최근 각 사업의 기본 구상을 마무리하고 중앙부처를 방문해 건의했다. 22개 시군과 의회, 전문가들과 연구용역을 추진해 올해 상반기 구체화한 후 내년 국가 예산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는 고졸 청년 고용 촉진 제도도 추진한다. 청년들이 하루빨리 사회에 진출하도록 돕는 한편 비혼과 입양, 이민 등 확장적 가족관계를 도입할 수 있는 근거도 조례로 제정해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담 부서(TF)를 가동해 정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 저출생 해소 4대 문화 운동 전개


도는 지역사회와 함께 결혼, 출산, 육아, 일·생활 균형 등에 부담을 주는 사회적 관행 타파에 앞장선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및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4대 문화 운동 지침을 마련해 온 국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도는 문화 운동의 추진 동력을 위해 시군별 1곳 이상 공공 예식장 업그레이드, 작은 결혼식 비용 지원, 비혼 가정 정책 사각지대 해소, 입양 축하금 상향, 우리 동네 아빠 교실 활성화, 가족친화기업 지원 강화 등을 추진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저출생 부담 타파 4대 문화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1호 서명을 했다. 이 지사는 “국가 존망과 미래 세대가 걸린 저출생 극복은 어떠한 변화가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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