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지소 10곳 중 6곳, 공보의 하루 5명 이하 진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2일 15시 34분


공중보건의사(공보의)들이 배치되는 전국 보건지소 10곳 중 6곳은 하루 환자가 5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지소 10곳 중 1곳은 하루 평균 1명의 환자도 보지 않았다.

12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2023년 보건지소 의과 진료실적에 따르면 서울과 주요 도시, 진료 건수가 0건인 곳을 제외한 전국 보건지소 1228곳 중 791곳(64.4%)에서 하루 평균 5명 이하의 환자를 진료했다. 하루 평균 3명 이하의 환자를 진료한 곳은 524곳(42.7%), 하루 평균 1명의 환자도 보지 않는 곳은 170곳(13.8%)에 달했다.

보건지소의 진료 실적이 저조한 데에는 인근에 병의원 등 민간 의료기관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대공협 자체 조사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기준 전국 1257개의 보건지소 중 반경 1km 이내에 민간 의료기관이 존재하는 보건지소는 526곳(41.3%)에 달했다.

공보의들은 민간 의료기관이 인근에 있는 보건지소에 공보의가 배치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공협이 지난해 320명의 공보의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185명(57.8%)는 보건의료기관 내 자신의 배치가 타당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들 중 절반 가량은 민간의료기관과의 기능 중복을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응답했다.

대공협은 공보의가 필요하지 않은 보건지소에 배치됨으로써 무의촌인 곳에서는 실제로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고, 일차진료 의사가 필요한 노숙자 진료소 등에는 공보의 배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환 대공협 회장은 “공보의가 진료 기능 강화가 필요한 곳이나 의료 자원이 부족한 곳에 배치되기보다는 민원을 막기 위해 기존 보건지소를 채우는 형식으로 배치되고 있다”며 “공보의 제도 시행 이후 5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공보의에만 의존하며 보건소에서 민간 의사 채용 시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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