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박진수 씨(가명)는 몇 년 전부터 식사할 때마다 양쪽 뺨이 붓는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단순한 부종이나 일시적인 염증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심해졌다. 식사를 마친 후에도 한동안 부기가 가라앉지 않았고, 통증이 동반되면서 일상생활에도 불편이 커졌다. 여기에 구강건조증이 심해지면서 입안이 쉽게 헐고, 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것도 어려워졌다.
고통이 계속되면서 박 씨는 가까운 이비인후과와 치과를 방문했지만,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자신도 증상의 원인을 알 수 없어 답답한 마음에 병원을 전전했다. 그러던 중 인하대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는데 ‘타액선관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타액선관 협착증은 침샘(타액선)의 관이 좁아져 침의 흐름이 막히는 질환이다. 식사할 때 침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침샘이 붓고 통증이 발생하는 특징을 가진다.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최정석 교수는 박 씨에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기반 침샘 조영술을 시행했다. 일반적인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단순 MRI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침샘 내부의 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특수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검사 결과 타액선 관이 특정 부위에서 심하게 좁아져 있어서 침의 원활한 배출이 어려운 상태였다. 최 교수는 치료법으로 타액선 내시경술을 결정했다.
타액선 내시경술은 협착 부위를 직접 확인해 좁아진 관을 넓혀주는 시술이다. 박 씨는 “시술을 받은 뒤 곧바로 증상 좋아졌다”라며 “식사할 때마다 반복되던 부기와 통증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구강건조증도 이전보다 크게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시술 후에도 협착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꾸준한 경과 관찰과 필요시 추가적인 내시경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타액선관 협착증은 흔하지 않은 질환이다. 유병률이 높지는 않지만,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반복적인 타액선 염증, 타석증(침샘에 돌이 생기는 질환), 타액선의 방사선 노출, 방사성 요오드 치료 과거력 등이 있다.
특히 얼굴 부위를 미용 목적의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협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양악 수술이나 안면거상술(리프팅), 턱선 지방흡입 등 침샘 주변 조직을 건드리는 시술 후 타액선 관이 좁아지면서 협착이 생길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도 타액선의 기능을 저하해 협착을 유발할 수 있다.
타액선관 협착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침샘이 반복적으로 붓는다. 여기에 염증이 생기면 타액선의 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구강건조증이 심해지면서 구강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침이 원활하게 분비되지 않으면서 충치와 잇몸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식사할 때마다 반복되는 통증과 부기로 인해 환자는 심리적인 위축을 경험하기도 한다.
현재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 타액선 내시경술이 시행되고 있다. 내시경을 이용해 협착 부위를 직접 확인하면서 좁아진 관을 넓히는 방식으로, 저 침습적이면서도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시술 후에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협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타액선관 협착증은 생소한 질환이다. 증상이 나타나도 다른 구강 질환이나 치과적 문제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이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전국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환자 치료에 걸림돌이 된다. 인천에서는 인하대병원이 유일하게 이 시술을 제공하고 있다.
최 교수는 “타액선관 협착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식사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불편함이 발생하고 구강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타액선 내시경술은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이 의심된다면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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