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한 횡성군 주민들 강력 반발
“치악산, 두 지역 공유하는 자산”
강원 원주시 소초면 주민들이 ‘치악산면’으로 개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인접한 횡성군 주민들이 이를 강하게 반대해 갈등을 빚고 있다.
횡성군 강림면 사회단체들은 19일 강림문화체육관에서 소초면의 치악산면 명칭 변경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치악산은 횡성과 원주가 공유하는 중요한 자연유산이자 지역의 상징으로 소초면의 이름을 치악산면으로 변경하는 것은 지역 주민들의 역사·문화·지리적 연결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소초면의 명칭 변경을 즉각 철회하고 치악산이 횡성과 원주의 공동 자산으로서 함께 보존될 수 있도록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소초면은 경계 일부만 치악산에 포함돼 있는 반면 강림면은 9개 리(里) 전부 치악산에 걸쳐 있고 면적 50% 이상이 치악산에 포함돼 있어 소초면이 치악산면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명기 횡성군수도 18일 군청에서 열린 현안 브리핑에서 “치악산국립공원의 횡성군 면적을 감안할 때 소초면을 치악산면으로 변경하겠다는 원주시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소초면 명칭 변경은 단순한 행정적 조치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안으로 신중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초면 주민들은 지난달 6일 소초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원강수 원주시장과의 간담회에서 명칭 변경을 요구했다. 소초면 주민들은 치악산의 관문 마을로 치악산을 지역명에 접목하면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치악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초면 사회단체들은 주민 서명 등을 받아 원주시에 공식 지명 변경을 요청할 계획이고 원주시는 개명 요청이 접수되면 조례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 변경한다는 구상이다.
원주시는 횡성군의 반발에 대해 소초면 명칭 변경은 횡성군과 관련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고 원주시민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내에서는 2007년 평창군 도암면이 ‘대관령면’으로 개명한 것을 비롯해 영월군 서면이 ‘한반도면’, 하동면이 ‘김삿갓면’, 수주면이 ‘무릉도원면’, 양구군 남면이 ‘국토정중앙면’, 홍천군 동면이 ‘영귀미면’으로 바뀌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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