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 8㎞ 앞까지 불길 “세계문화유산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25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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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 산불이 강풍과 함께 불길이 더 거세지고 있다. 25일 오후 경북 안동 길안면 백자리 마을 전체가 산불로 전소될 위기에 놓이자 소방관들과 주민들 모두가 대피하고 있다. 하늘마저 불길을 머금은 듯 붉은 연기들이 자욱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2일 시작된 경북 의성 산불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위협하고 포항까지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경북 안동시와 청송군은 초유의 주민 전원 대피령을 발령했다. 경북 전 지역에 강풍특보와 건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8km 앞까지 불길이 확산됐다. 소방당국은 고택 초가지붕에 물을 뿌리는 등 사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산불로 가운루 등 국가유산 보물이 있는 천년고찰 고운사도 전소됐다. 문화유산청은 이날 국가유산 재난 국가위기 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의성 산불이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을 비롯해 영양, 영덕, 포항 등 경북 5개 시군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인근 지역 고속도로 차량 통행과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일부지역에선 전기와 통신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송에서는 60대 여성이 불에 타 숨진채 발견됐다.소방청은 의성 산불의 비상 대응 단계를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했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 산불이 강풍과 함께 불길이 더 거세지고 있다. 25일 오후 경북 안동 길안면 백자리 마을 전체가 산불로 전소될 위기에 놓이자 소방관들과 주민들 모두가 대피하고 있다. 하늘마저 불길을 머금은 듯 붉은 연기들이 자욱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닷새째 이어진 경남 산청 산불은 지리산국립공원 경계선 500~600m 앞까지 접근했고, 경남 하동 진주 등으로 확산돼 이곳에도 주민 대피령이 떨어졌다. 울산 울주에서도 산불이 재확산돼 10개 마을 주민들이 대피했고, 전북 정읍에서도 산불로 주택과 시설이 탔다. 산림청은 “강풍, 고온, 건조한 공기까지 3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불은 꺼졌다 다시 붙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진화 장비가 부족하고 진화대원들도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의성, 산청, 울주 등 3곳의 산불 피해 면적은 총 1만4693ha(헥타르)에 달했다. 서울 전체 면적(6만5200ha) 4분의 1에 가깝다. 의성 산불만 해도 피해 면적으로 역대 3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산불#안동하회마을#진화율#산림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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