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디로 가야하죠?” 대형산불에 영덕군민 ‘망연자실’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3월 26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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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마을이 산불로 전소돼 폐허가 되어 있다. 뉴시스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마을이 산불로 전소돼 폐허가 되어 있다. 뉴시스
“옷만 걸치고 그대로 피신했어요. 집이 불에 다 타서 이제 어디로 돌아가야 할 지 고민입니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영덕으로 번져 영덕국민체육센터로 대피한 주민의 목소리다.

영덕군 영덕읍 삼계리에 살고 있는 주민 주모(85·여)씨는 “산불로 인해 정신없이 대피소로 대피했다”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주씨는 “불이 마을로 내려오는 것을 보고 옷만 걸치고 그대로 집에서 뛰쳐나왔다”며 “집이 다 타고 정신없이 대피소로 대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불이 갑자기 번져 119에 신고하고 바로 집에서 뛰쳐나왔다”며 “20년 전에 불이 났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집이 불에 다 타 버려서 이제 어디로 가야 할 지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영덕국민체육센터에는 산불을 피해 대피한 주민들로 가득했다.

영덕군 지품면에서 홀로 사시는 모친이 대피소로 대피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영덕을 찾은 가족들도 있었다.

울산 울주군에서 모친의 소식을 듣고 영덕을 찾은 딸 조모(60·여)씨는 “평소에도 홀로 사시는 모친이 걱정됐는데 산불로 집이 다 탔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영덕을 찾았다”고 말했다.

조씨는 “모친이 아직도 공포에 질려 손을 떨고 있다”며 “모친이 남은 여생을 편하게 살기 위해 고향에서 지내는 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집에 두고 온 모친의 약들이 다 타버려서 약을 못 드시는 모친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저도 울주군에서 산불 진화 봉사를 하다가 왔다”며 “영덕은 어제 저녁에 불이 번지다 보니 대처가 좀 늦어진거 같다”며 “아침에 와 보니 구호물품도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는 보급되지 않고 물품을 나눠주는 공무원도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집도 없고 홀로 계신 모친을 어디로 모셔야 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25일 오후 5시54분께 영덕군 한 야산으로 확산하면서 주민들이 각 대피소로 대피했다. 영덕국민체육센터에는 주민 약 1300명이 대피해 있다.

[영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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