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동물구조단체 ‘유엄빠’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크게 확산하며 산불 피해가 이어진 가운데, 쇠줄에 묶여 집에 남겨졌던 어미 백구가 새끼들을 지켜낸 사연이 전해졌다.
동물구조단체 ‘유엄빠’는 25일 사회관게망서비스(SNS)에 “불길에 휩쓸린 잿더미 속에서 혹시나 살아남은 생명이 있을까 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구석구석을 뒤지던 중 깊은 산기슭에 숨어있는 뜬장들을 발견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의성의 한 뜬장 안에서 화상을 입은 어미 백구의 모습이 담겼다. 구조 당시 백구는 새끼들을 품에 꼭 안고 있었으며, 뜨거운 불길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새끼들을 지키려 한 흔적이 역력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단체는 “불길이 할퀴고 지나간 흔적이 생생한 뜬장 안에는 굵은 쇠줄에 묶여 도망칠 기회조차 빼앗긴 어미 개와 새끼들이 있었다”며 “어미 백구는 불에 달궈진 뜬장에 발바닥도 탔고, 모유를 먹이느라 불은 가슴도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어미 백구와 새끼 강아지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어미 백구는 경계심이 심해 마취가 된 후에야 쇠 목줄을 풀어줄 수 있었다고 한다.
검사 결과 어미 백구의 간 수치는 정상 범위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어미 백구와 새끼들은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단체는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강인하게 새끼들을 지켜낸 어린 엄마에게 ‘금같이 귀하게 살라’는 소망을 담아 ‘금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불길 속에서 새끼들을 지켜낸 금순이의 용기와 모성이 헛되지 않도록 금순이의 앞날을 함께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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