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전국 첫 ‘AI 스쿨존’ 운영
36개 초등교 앞 횡단보도에 설치
무단횡단 176→4건으로 대폭 줄어
공영버스도 인공지능이 주행 분석… ‘AI 솔루션’ 행안부 장관상 수상도
경기 화성시 동화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화성시는 관내 36곳의 스쿨존에 ‘AI 스마트 스쿨존 보행안전 시스템’을 설치해 교통사고 위험을 낮추고 있다. 화성시 제공
“적색 불이 켜졌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세요.”
경기 화성시 동화초등학교 앞 횡단보도. 한 아이가 초록불에 건넜지만 다 건너기 전 신호가 바뀌자, 차량을 막는 노란색 차단기는 내려가지 않았다. 그 대신 대기 중인 차량엔 안내 음성이 울렸다. 인공지능(AI) 폐쇄회로(CC)TV가 아이의 위치를 감지해 신호를 제어한 것이다.
● 화성시민, 보행 안전 시스템 “79% 만족”
화성시는 27일 “어린이 보행 안전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도입한 ‘AI 스마트 스쿨존 보행 안전 시스템’이 시민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현재 관내 36개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 설치돼 있다. 화성시 교통정보센터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한다.
AI CCTV는 무단횡단이나 갑작스러운 움직임 등 어린이의 돌발 행동을 감지해 신호체계를 조정하고, 차단기 작동 여부도 판단한다. 평소엔 초록불에 차단기가 올라가고, 빨간불에 내려가 차량을 통제한다. 시스템은 특히 아이의 보폭, 주행 속도, 주의 산만 행동 등을 복합적으로 인식해 ‘신호 연장’ 등의 판단을 자동으로 내릴 수 있다. 영상 데이터는 사고 발생 시 정확한 상황 분석과 책임 판단에도 활용된다. 학부모 신미나 씨(38)는 “아이들이 횡단보도 앞에서 예측 출발과 무단횡단 등 교통사고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어 부모 입장에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화성시에 따르면 시스템 도입 전 하루 평균 176건에 달하던 무단횡단이 설치 이후에는 평균 4건으로 줄었다. 지난해 학부모와 학생 566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79%가 “보행자 안전에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일부 학부모는 “아이에게 교통 질서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화성시는 올해 안으로 AI 시스템 설치 학교를 50곳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인근 유치원·특수학교 등 통학 취약 계층이 많은 교육시설에도 우선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아이들이 안심하고 등하교할 수 있도록 시스템 확대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공영버스, 교통사고 55% 줄어
화성시는 교통 안전 강화를 위해 2023년 8월부터 관내 공영버스 80대에도 ‘AI 안전운전 솔루션’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7개 센서를 장착한 버스는 안전거리 미확보나 무단 차로 변경 시 경고음을 울려 운전자에게 즉각 알린다. 특히 스쿨존에 진입하면 “어린이보호구역입니다. 안전운전 하세요”라는 안내 음성이 나오고, AI는 등하교 시간과 속도위반 다발 구역 등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안전 정보를 제공한다.
운전자의 운전 습관도 기록 장치를 통해 분석된다. 무단 차로 변경, 급가속, 급제동 등 38가지 이상 항목이 평가 대상이다. 화성도시공사는 이 데이터를 토대로 매달 205명의 공영버스 운전자에게 개별 안전운전 점수를 통보하고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송준혁 버스 운전사는 “운행상 위험 요소를 인지하고 안전운전을 하니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고 했다.
그 결과 2022년 36건이던 공영버스 교통사고는 2023년 24건, 지난해엔 16건으로 줄며 2년 사이 55% 감소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AI 안전운전 솔루션’은 지난해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AI를 활용한 교통안전 행정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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