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 산불 발생 8일째를 맞은 28일 오후 구곡산에서 황점마을 뒷산까지 번진 산불이 밤이 되자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2025.03.28. 산청=뉴시스
9일째로 접어든 경남 산청 산불 진화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산림당국이 지리산 잔여 화선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리산 일대에 낙엽층이 두껍게 쌓여 있고 진입로도 없어 진화 인력 투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이 28일 야간 산불 진화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험준한 산세와 상·하부가 사다리처럼 층층이 이어진 숲 구조, 100cm에 달하는 낙엽층 등으로 인해 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산림청이 29일 밝혔다.
산림당국은 산불 진화 헬기가 공중에서 진화 용수를 투하해도 지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조릿대(키 작은 대나무), 굴참나무, 소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소방수 침투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100cm에 달하는 두꺼운 낙엽층도 진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1ha(헥타르)당 무게가 300∼400t에 달하는 낙엽이 소방수를 막을 뿐 아니라 불의 연료가 되고 있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깊은 내부층으로 불씨가 침투하고 있지만 진화 헬기가 뿌린 물이 낙엽층 표면으로 흘러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40도에 달하는 급한 경사도와 진입로가 없는 점도 문제다. 공중 진화대와 특수 진화대, 고성능 산불 진화차 등 진화 인력 및 장비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순간 최대 초속 10m에 이르는 강풍도 불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경남 산청 산불의 진화율은 99%를 기록했다. 산림청은 이날 주불을 잡겠다는 목표로 진화 헬기 55대를 투입하고 지상에는 1600여 명의 진화 인력을 투입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전날 천왕봉과 약 4.5㎞ 떨어진 저지선에 있던 불길을 내원계곡 쪽 약 2㎞ 뒤로 후퇴시켰다”며 “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며 주민과 진화대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진화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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