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폰’ 사용 논란에 휩싸였던 김세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사무총장이 선관위 재직 시절 업무용으로 지급받았던 휴대전화를 퇴직 시에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선관위가 추후 반납 요청을 했으나, 김 전 사무총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무총장은 감사원 감사에서도 ‘세컨드 폰’을 퇴직 시 반납하지 않았다가, 감사원 감사에서 문제가 되자 반납했었다. 김 전 사무총장은 동아일보에 “업무용폰 변경·교체는 보통의 일반적인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고 해명했다.
31일 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업무용 휴대전화 등 내역’ 자료에 따르면, 김 전 사무총장은 선관위 사무차장과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때 선관위로부터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급받았다. 선관위가 해당 업무용 휴대전화의 기계값과 통신요금 등을 부담했다. 2018년 10월 선관위 사무차장에 임명된 김 전 사무총장은 2020년 11월까지는 갤럭시노트10플러스를 사용했다.
이어 2020년 9월 사무총장에 임명된 김 전 사무총장은 같은 해 11월 기기변경을 통해 갤럭시Z폴드2를 퇴직할 때까지 사용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2022년 20대 대선에서 ‘소쿠리 투표’ 등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이 불거지자 그해 3월 사의를 표명, 선관위를 떠났다. 선관위는 김 전 사무총장의 업무용 휴대전화와 관련해 총 508여만 원을 통신사에 납부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갤럭시노트10플러스와 갤럭시Z폴드2를 퇴직할 때 반납하지 않았다.
선관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10플러스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반납을 요청했으나, 김 전 사무총장이 응하지 않았다. 갤럭시Z폴드2는 퇴직 시 선관위 명의를 김 전 사무총장 명의로 전환하고 잔여 기계값을 승계했다고 한다. 그러나 앞서 선관위 예산으로 기계값이 일정 부분 지불된 휴대전화가 반납되지 않고, 가져간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상적으로 정부 부처에서는 인사 이동이나 퇴직 시 업무용 휴대전화는 반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사무총장은 2022년 1월 별도의 ‘세컨드 폰’으로 아이폰12프로를 추가로 지급받았는데, 이 휴대전화를 퇴직 시 반납하지 않은 것이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다. 감사원은 감사보고서에서 “공용물품을 퇴직 시 반납하지 않은 비위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 위배된 것으로 엄중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중앙선관위원장에게 조치사항으로 통보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자녀 특혜 채용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선관위는 일부 고위직 업무용 휴대전화 관리에서 문제가 드러나자, 지난주부터 업무용 휴대전화 관리지침을 마련해 시행에 나섰다. 해당 지침에는 ‘직접적인 업무 관련이 없는 부서장 등에 대한 지급 금지’ ‘목적 외 사용 금지 및 고가의 기기 및 요금제를 설정하여 과다하게 지급되지 않도록 유의’ ‘물품취득 및 사용자 등 변경 시 관리 대장으로 관리’ ‘기기의 이용목적 및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 즉시 부서장에게 반납’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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