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고양시장, 예산 삭감 “비상식적 결정”…의회 작심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31일 15시 58분


첫 추경 예산 161억 삭감 두고 반발
킨텍스 지원부지 활성화 예산 등 47건 포함
“3~7차례 반복적 삭감 사업도 있어”

고양시 제공

“시민을 외면하고 도시 발전을 가로막는 비상식적인 결정입니다.”

이동환 경기 고양시장이 3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경정예산 등 고양시의회의 반복적 예산 삭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시장은 “시장의 관심 예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백억 원의 민생·경제 사업이 거의 회기마다 무차별 삭감되고 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주 마무리된 제292회 고양시의회 임시회에서는 고양시가 제출한 2025년도 첫 추경 예산안 중 약 161억 원이 삭감됐다. △공립수목원·공립박물관 조성 △원당역세권 발전계획 △킨텍스 지원부지 활성화 △창릉천 우수저류시설 △일산 호수공원 북카페 조성 등 모두 47건이 삭감 대상에 포함됐다. 3차례 이상, 많게는 7차례까지 반복적으로 삭감된 사업도 있다.

고양시 제공

삭감된 예산 중에는 고양시의 장기적 발전과 인프라 확충을 위한 핵심 사업도 있다. 시의회 예산 심의에서 번번이 삭감됐던 핵심 도시계획 사업은 가까스로 편성됐다. 하지만 도시기본계획, 도로 건설관리계획은 대폭 감액돼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 시장은 인공지능·IT 기반의 ‘거점형 스마트시티 사업’을 대표 사례로 들어 시의회의 반복적인 예산 삭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시장은 “24시간 민원 서비스, 차량흐름 최적화, 재난 예방, 드론 순찰, 자율주행 버스 등 시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스마트시티 사업은 단순한 예산 소비가 아니라 도시에 대한 혁신적 투자”라며 “정부가 약 400억 원 중 절반을 지원하는 데도, 시의회는 고양시 부담분조차 온전히 편성하지 않고 매번 삭감하고 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사업은 고양시가 전국 지자체와의 경쟁 끝에 국토교통부 공모에 선정된 것이다.

고양시 제공

그는 “반복된 예산 삭감 사태가 단순한 갈등을 넘어, 시정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명확한 근거나 대안 없이 예산만 자르는 무책임한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과 경제 활성화와 인프라 투자 사업까지 삭감되면서 장기적으로 도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도시기본계획 재수립 용역 예산은 4차례 삭감된 뒤 이번 추경에서는 ‘반쪽짜리 예산’으로 돌아왔다”라며 “이 계획은 1기 신도시 재정비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예산 차질은 고양시의 중장기 도시 전략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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