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성 교수(오른쪽)가 포레스트리 연구실에서 개발한 다목적 산림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다목적 산림로봇은 숲의 모양과 임도의 형태 등을 3차원으로 구현해 산불 및 산사태를 조기에 탐지할 수 있다. 우희성 교수 제공우 교수가 운영 중인 포레스트리 연구실에는 산림 전공자 1명과 컴퓨터공학, 로봇공학 등 비산림 전공자 4명 등 총 5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전공을 가진 연구진이 협업해 ‘효율적인 산림 관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연구실의 궁극적인 목표다.
현재 연구실에서는 숲의 형태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다목적 산림 로봇을 비롯해, 산불연료 측정 애플리케이션(앱), 병충해 진단 인공지능(AI), 드론을 이용한 나무 식재 기술 등 다양한 산림 기술을 개발 중이다.
특히 최근 개발한 산불연료 측정 앱은 미국 빅테크 기업 애플로부터 ‘스마트폰을 활용한 연구 적용 우수 사례’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 앱은 아이폰 카메라로 숲에 방치된 나무더미를 촬영하면, 그 부피를 정밀하게 측정해 산불 위험도를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우 교수는 “별도의 장비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나무더미의 부피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코밸리스시(市)에 있는 맥도널드던 숲을 주행 중인 오리건주립대 포레스트리 연구실의 다목적 산림 로봇. 벌채 후 남은 목재 등 산불 위험 요소를 탐지하고, 임도의 형태와 숲의 구조를 3차원으로 구현할 수 있다. 코밸리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연구실에서는 드론을 이용해 목표 지점에 정확히 나무를 심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단일 수종으로 이뤄진 숲은 산불 발생 시 화재가 빠르게 확산되는 단점이 있다. 이에 혼합림을 조성하거나 불에 강한 수종을 심는 것이 중요하지만, 광범위한 산림 지역에 인력이 직접 들어가 묘목을 일일이 심기란 쉽지 않다. 실제 오리건주 내에서도 내국인 인력을 구하지 못해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실정이다.
우 교수는 이러한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상자에 담은 묘목을 드론에 탑재해 공중에서 투하함으로써 정확한 위치에 식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상자는 생분해성 소재로 만들어져 묘목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환경오염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산림 바이오매스를 전공한 존 시몬슨 교수와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표 지점에 묘목을 자동으로 심는 ‘자동 식재 드론’. 연구진은 묘목을 담는 상자를 생분해성 소재로 제작해, 정확한 식재와 동시에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오리건주립대 제공
그는 한국에서도 산림 기술 개발이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로봇과 AI를 활용하면 기존보다 훨씬 정밀하게 숲 내부 데이터를 추정할 수 있다”며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임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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