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눈으로 본 ‘추사 김정희’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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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블루브릭 갤러리 개관전
4명의 작가가 20여 점 작품 전시

추사 김정희와 한국 현대미술을 연결하는 ‘선을 넘어 획을 향하여’ 전시가 열리고 있는 창원 ‘블루브릭 갤러리(Blue Brick Gallery)’ 내부 모습. 블루브릭 제공
추사 김정희와 한국 현대미술을 연결하는 ‘선을 넘어 획을 향하여’ 전시가 열리고 있는 창원 ‘블루브릭 갤러리(Blue Brick Gallery)’ 내부 모습. 블루브릭 제공
천재 서화가 추사 김정희와 한국 현대미술을 연결하는 전시가 경남 창원에서 열린다. 창원은 추상 조각의 거장 김종영(1915∼1982)과 문신(1923∼1995)을 배출한 지역으로, 김종영을 비롯한 여러 현대미술가들이 추사의 영향을 받은 것에 주목했다.

지난달 28일 문을 연 창원 ‘블루브릭 갤러리(Blue Brick Gallery)’는 개관전 ‘선을 넘어 획을 향하여―김정희와 한국 현대미술의 연결’을 다음 달 6일까지 연다고 3일 밝혔다.

전시는 추사와 한국 현대미술이 맞닿은 지점을 조명한다. 보이지 않는 내면이 표현된 선, 획을 강조하며 ‘예쁘지 않은 아름다움’을 일찌감치 설파했던 추사의 정신을 소환하는 것이다. 김종원, 곽철안, 정윤경, 유현경 등 4명의 전시 참여 작가들은 추사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경남도립미술관장을 지낸 김종원 작가는 서예의 틀을 탈피하기 위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는 서화가로 고대 상형문자에 담긴 주술성과 영성을 그만의 필획으로 표현한다. 곽철안 작가는 잘 휘는 나무의 특성을 이용한 조각작품을 만드는 조각가로 곡선에서 볼 수 있는 한국적 정서를 작품에 담는다.

동서양화를 모두 전공한 정윤경 작가의 작품에선 서양의 추상표현주의와 동양의 서예 수묵화 전통 사이의 균형을 볼 수 있다. 유현경 작가는 상황과 대상과의 관계성에서 느껴지는 감정적 요소를 망설임 없는 빠른 필치로 화폭에 옮겨 담았다.

갤러리는 창원과 현대미술을 연결하는 실험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고준영 아트 디렉터는 “이번 전시는 추사를 한국 현대미술의 기원으로 평가한 추상의 선구자 김종영이 꿈꿨던 ‘한국미술의 봄’을 보여주고자 기획했다”고 말했다. 갤러리를 운영하는 더함디앤씨 김홍채 대표는 “김종영과 문신을 배출한 창원이 예술도시로서의 면모가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며 “지역에 흥미롭고 의미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현대미술#김정희#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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