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문 낭독 21분만에 “파면한다”…尹측 고개 ‘푹’, 국회측 웃으며 악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4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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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11시 22분 시간 확인뒤 주문 읽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2025.04.04. 사진공동취재단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4일 오전 11시 22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 시작 21분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주문을 읽었다. 방청석에서는 짧은 박수와 탄성, 탄식이 뒤섞였다.

이날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 도착한 국회 측 대리인단은 별다른 말 없이 정면만을 응시하며 앉아있었다. 윤 대통령 측 차기환 변호사는 눈을 감고 기도하듯 손을 모았다. 인터넷 방청 신청을 통해 4818.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온 시민 방청객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재판관들의 입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오전 11시 1분 문 권한대행이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다”고 말하면서 정적이 깨졌다. 문 권한대행의 목소리는 탄핵심판의 주요 쟁점들을 짚을 때마다 점점 고조됐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련된 체포 명단 부분을 언급할 때는 숨이 가쁜 기색이었다.

정청래 국회 탄핵소추위원장 등 변호인단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에 참석해 결정문을 듣고 있다. 2025.04.04. 사진공동취재단
문 권한대행이 쟁점에 대한 판단을 읽어내려갈수록 국회 측과 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표정은 점점 엇갈렸다. 문 권한대행이 ‘국무회의가 적법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하자 국회 측 김이수 변호사는 고개를 수 차례 끄덕였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입술을 움찔거리며 씁쓸한 표정 지었다.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에서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 등이 참석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 사진공동취재단
낭독 끝무렵 문 권한대행은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라고 힘주어 말한 뒤 시계를 쳐다봤다. 이후 선고 시작 22분 만에 잠시 숨을 고른 뒤 “파면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걸린 25분 보다는 3분 짧았다. 주문을 들은 윤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고개를 푹 숙였고 국회 측 대리인단은 웃으며 일어나 서로 악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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