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19에 ‘42초’마다 신고 전화…절반 이상 ‘비긴급’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6일 1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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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2시 반경 부산 금정구 도시고속도로를 달리던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에서 불이 나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차량 아래 쪽에서 불이 나는 것을 뒤따르던 차량 운전자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으며 사고 차량 운전자는 정차 후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해 부산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는 42초마다 전화벨이 울렸지만 긴급 상황과 관련 없는 전화가 절반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부산소방재난본부의 ‘2024년 119신고접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총 75만 3642건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이는 전년 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42초마다 한 건씩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전체 신고 중 화재·구조·구급 등 실제 출동이 필요한 재난신고는 27만390건(35.9%)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반면 병원 등에 대한 단순 안내 요청 또는 오인 신고 등 비재난 신고는 48만 3252건(64.1%)으로 전년에 비해 0.3%만 줄었다. 소방 관계자는 “오신고는 스마트폰 오작동이나 부주의로 인한 경우가 대다수”라며 “이는 출동 자원을 낭비하고 실제 재난 시 대응을 늦출 수 있어 상습 오신고자에겐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신고 예절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고 접수 내용을 유형별로 보면, 화재 사고는 1만 6647건으로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자동화재속보설비 오작동 신고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컨설팅을 통한 개선대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소방은 분석하고 있다.

구급 신고는 18만 9872건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지만, 병원·약국 안내 등 의료상담 수요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구조 신고는 3만8643건으로 전년에 비해 7.8% 증가했는데, 이 중 벌집 제거 신고가 전체 구조 신고의 34%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공장이 밀집한 강서·사하·사상구의 경우 실제 화재와 관련 설비 오작동 신고가 많았고, 산림면적이 넓은 기장군은 벌집제거와 동물구조 신고가 두드러졌다. 1인 가구가 많은 부산진구의 경우 자물쇠 개방과 엘리베이터 구조 또는 자살 신고가 많았으며, 해운대구와 금정구는 각각 수난 구조 출동과 산악 구조 출동 신고가 많았다. 소방 관계자는 “화재 신고는 강서구가 776건, 구조 신고는 해운대구가 3013건, 구급 신고는 부산진구가 1만 9894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9~10시와 오후 2~3시 사이에, 월별로는 활동량이 증가하는 여름철(5~9월)에 119신고가 집중됐다. 또 기상특보가 발령된 날은 신고가 급증했는데, 지난해 9월 21일 호우·강풍경보로 인해 하루 총 4341건의 신고가 접수돼 일평균(2065건)의 2배를 뛰어넘었다. 김조일 부산소방재난본부장은 “이번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소방 분야별 신고 특성에 맞는 예방 정책 자료를 만들어 제공·공유하고, 119종합상황실의 역량 강화교육 기초자료로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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