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진화중 헬기 또 추락… 대구서 70대 조종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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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물주머니 농막 부딪혀 추락”
美업체가 만든 44년된 노후 헬기
의성 헬기 추락 11일만에 사고 반복

6일 오후 3시 41분경 대구 북구 서변동 이곡지 인근의 한 농장에 인근 산불을 진화 중이던 헬기가 추락했다. 이번 사고로 조종사 정모 씨가 숨졌다. 그는 30년 이상 조종간을 잡아 온 베테랑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뉴시스
6일 오후 3시 41분경 대구 북구 서변동 이곡지 인근의 한 농장에 인근 산불을 진화 중이던 헬기가 추락했다. 이번 사고로 조종사 정모 씨가 숨졌다. 그는 30년 이상 조종간을 잡아 온 베테랑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뉴시스
대구 북구 산불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헬기 한 대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진화 과정 중 헬기 추락으로 조종사가 순직한 데 이어 불과 11일 만에 비극이 반복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 41분경 대구 동구청이 임차해 운용 중이던 산불 진화 헬기가 북구 서변동 이곡지 인근의 한 농장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 조종사 정모 씨(74)가 숨졌다. 사고 헬기는 같은 날 오후 3시 12분경 서변동 이곡지 북편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다른 헬기 4기와 함께 투입됐다. 추락 지점은 산불 발생 지점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헬기가 추락한 장소는 대구 4차 순환선과 가까운 곳으로, 자칫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헬기에는 조종사인 정 씨 혼자 탑승해 있었다. 농장에도 사람이 없어 추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목격자에 따르면 헬기가 물을 떠서 가던 중 고도를 낮춘 상태로 이동하다 물주머니가 농장의 농막과 부딪힌 후에 균형을 잃고 추락했다고 한다”라며 “자세한 사항은 더 조사해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산불은 발생 약 1시간 만인 오후 4시 18분경 주불이 진화됐다.

사고 헬기는 미국 벨(BELL)에서 제작한 BELL-206L 기종으로, 물주머니 용량은 550L다. 동구가 지난해 11월 국내 한 전세 헬기 전문업체로부터 임차해 사용해왔다. 기체는 1981년 제작돼 올해로 기령 44년째를 맞는다. 동구 관계자는 “사고 조종사는 해당 헬기의 메인 조종사로 3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이라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올해에만 산불 진화 헬기 두 대가 추락했다. 지난달 26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대형 산불 현장에서 강원도 소속 임차 헬기가 추락해 박현우 기장(73)이 순직했다. 당시 추락한 헬기는 미국에서 1995년 제작된 S-76B 기종으로, 약 30년간 운영된 노후 항공기였다.

#산불 진화#헬기 추락#헬기 조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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