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천시립박물관 1층 체험실에서 열린 ‘옹기야 놀자’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진흙으로 화분을 만들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경기 부천시는 2017년 한국 최초로 ‘유네스코(UNESCO) 문학 창의 도시’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시는 글로벌 문학 교류 사업은 물론 문화 인프라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가 2001년 설립한 부천문화재단은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예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봄꽃이 피어나고 나들이하기에 좋은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 부천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5개 박물관은 자녀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곳이다. 이들 박물관은 모두 무료로 운영되며 대부분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 지하철 1, 7호선을 타거나 시내버스를 이용해 찾아갈 수 있다.
부천시립박물관은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소장품을 살펴볼 수 있는 종합박물관이다. 과거 도심에 흩어져 있던 4개의 테마박물관을 한곳에 모아 2020년 12월 개관했다. 한국 교육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교육전시실은 옛 부천교육박물관을 옮겨 놓았다. 수천 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대자연이 빚어낸 예술 작품으로 불리는 수석(壽石)과 김치나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을 숙성하거나 저장할 때 사용한 옹기(甕器)를 볼 수 있는 2개 전시실도 있다. 유럽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유럽자기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2004년 문을 연 부천활박물관은 국가무형문화재(제47호) 초대 궁시장이었던 고 김장환 선생의 유품 240점을 비롯해 500여 점의 활 관련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선사시대에 사용했던 화살촉과 삼국시대의 화살, 고려시대에 사용한 쇠뇌 등이 전시된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서 사용했던 활과 임금이 활쏘기 의식에 사용했던 의례용 활까지 만날 수 있다.
박물관의 대표적 체험 프로그램인 ‘대나무 활 만들기’는 11월까지 운영한다. 국가무형유산 궁시장 이수자와 함께 대나무로 활을 만들고, 직접 활쏘기를 체험하게 된다. 이밖에 ‘한지와 자개 공예로 소품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매월 20일경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받는다.
1938년 장편 대하소설 ‘대지’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 벅 여사(1892∼1973)를 기리기 위해 만든 부천펄벅기념관도 가볼 만하다. 그는 1965년 한국에 펄벅재단을 설립한 뒤 1967년 소사구 심곡본동에 전쟁고아와 혼혈아를 위한 시설인 ‘소사희망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1976년 문을 닫을 때까지 2000여 명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미용, 양장 기술 등을 가르쳤다. 시는 2006년 소사희망원이 있던 자리에 2층 규모의 기념관을 지어 그의 생전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과 편지, 타자기, 머리핀 등 100여 점의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2022년 문을 연 수주문학관은 부천에서 활동한 시인 수주(樹州) 변영로(1898∼1961)의 작품을 알리고 그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그는 부천의 옛 이름인 수주를 자신의 호로 삼을 만큼 부천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전쟁에 따른 민족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겪은 시인의 문학 세계와 삶을 조망할 수 있다. 자녀와 함께 근현대 역사를 공부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주문학관 옆에 있는 고강선사유적체험관에서는 청동기시대 선사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역사 체험형 전시 공간으로 꾸몄으며 1995년 고강동 청룡산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 주거지인 ‘고리울마을’을 재현했다. 체험장에서 유물 발굴과 움집 생활 등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이밖에 시는 자연생태박물관과 물박물관, 천문과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운영하는 만화박물관도 부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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