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여수] 30개국 참여 ‘여수세계섬박람회’
내년 9월 5일부터 두달간 개최
행사 열리는 돌산읍 진모지구… 돌산대교-거북선대교로 연결
무슬목-향일암 등 명소 많고, 해양체험-섬 투어도 진행 예정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열리는 전남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진모지구 건너편에는 경도라는 섬이 있다. 진모지구는 옛날 10여 가구가 살았던 진모마을 터에 조성됐다.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는 소백산맥이 남해로 향해 뻗어나간 나비 모양의 반도다. 여수반도를 둘러싼 유인도 45개, 무인도 320개 등 보석 같은 섬 365개는 아름다운 풍광을 빚어낸다. 유인도 45개에는 주민 2만1000명이 산다.
여수 섬 가운데 주민이 가장 많은 곳은 돌산읍으로 1만2100명이 살고, 가장 적은 곳은 돌산읍 금죽도로 2명이 살고 있다. 돌산읍 항대마을 주민 김모 씨(70)는 “섬마을 정서가 사라진 것 같은 아쉬움은 있지만 돌산이 다리로 연결돼 육지가 되면서 생활의 편리함은 커졌다”고 말했다.
육지와 떨어진 섬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생태계,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각 섬마다 전해지는 설화도 다채롭다. 여수 섬 23곳에서만 마녀목, 사슴목장, 이순신 장군과 대나무 등 전설 45편이 있다.
이곳에서 2026년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여수세계섬박람회(섬박람회)가 열린다.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 여수세계박람회장과 금오도·개도 등 섬에서 개최된다. 세계 30개 국가에서 관람객 3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섬박람회는 세계의 섬 문화를 접하고 국제 협력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며 인프라 확충해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섬박람회는 여수를 세계적 섬·해양관광 중심지로 도약시키고 섬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소득 창출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힐링, 즐거움 가득한 돌산도
전남 여수시 돌산읍 무슬목 해수욕장은 도심에서 가까운데다 몽돌과 아름드리 해송 숲이 있어 시민들이 자주 찾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돌산도(突山島) 면적은 72.2㎢로 전국에서 여덟 번째로 큰 섬이었다. 해안선 길이가 104㎞에 달하고 딸린 작은 섬만 22개나 된다. 돌산읍을 잇는 돌산대교, 제2 돌산대교인 거북선대교가 연결돼 섬이 아닌 육지가 됐다. 예전에는 돌산갓을 비롯해 농어업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호텔·펜션, 커피숍 등 해양관광산업이 큰 축을 이루고 있다.
돌산에는 한적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이 있다. 무슬목 해수욕장은 섬과 섬 사이에 형성된 길이 500m, 폭 200m가량의 모래사장이다. 주변에는 몽돌과 아름드리 해송 숲이 있다. 무슬목은 물길이 모래에 쌓여 좁은 목을 이루는 지형을 일컫는다. ‘물이 빠지면 무릎까지도 차지 않는다’고 무릎 슬(膝)자를 써 무슬(無膝)이라고도 적는다.
무슬목에는 남해 바다를 바라보는 듯한 이순신 장군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무슬목 지형을 이용해 왜선 60여 척을 격파하고 왜군 300여 명을 섬멸했다. 이순신 장군이 무슬목에서 승전할 때가 무술(戊戌)년이어서 무술목이라고도 부른다. 여수시민 김모 씨(58)는 “무슬목은 도심에서 가까워 바닷바람을 쐬려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돌산 동쪽 해안에는 작은 항아리처럼 오목하게 들어가 아늑한 느낌을 주는 방죽포 해수욕장이 있다. 해변 길이는 300m, 백사장 폭은 70m 정도다. 수령이 200여 년 된 해송이 숲을 이뤄 고운 백사장을 감싸고 있다. 수심이 얕고 파도가 세지 않아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즐기기에 제격이다.
전남 여수시 돌산읍 끝자락에 위치한 향일암에선 매혹적인 일출은 물론 일몰도 볼 수 있다. 여수시 제공돌산은 문화유적도 풍부하다. 돌산도 끝자락에 위치한 향일암은 기도가 가장 잘 듣는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 도량 중 한 곳이다. 해를 바라보는 암자라는 뜻에서 향일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남해안에서 향일암처럼 해맞이로 유명한 곳도 드물다. 향일암은 일몰도 환상적이다.
향일암은 금오산 기암괴석 사이에 위치해 있다. 산의 형상이 마치 거북이가 경전을 등에 지고 용궁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쇠 금(金) 큰바다거북 오(鰲)’ 자를 써서 금오산이라고 불린다.
또 다른 사찰인 천왕산 은적사는 계곡을 흐르는 물이 밤이면 큰 물소리로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 절 뒤편에 있는 바위가 병풍을 두른 것 같으며 주변에 소나무가 많아 여름에는 시원하다.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 난대림 숲속에 있는 작은 암자로 소나무 숲, 병풍바위, 맑고 시원한 계곡이 어우러져 있다. 돌산에는 지장대사, 영월사라는 절도 유명하다.
돌산은 등산, 드라이브를 하기에도 제격이다. 돌산 종주길은 돌산대교 입구인 우두리에서 출발해 금오산 향일암까지 가는 32㎞ 구간이다. 코스는 우두리에서 145봉을 거쳐 소미산, 대미산, 본산, 수죽산, 봉화산, 갈미봉, 봉황산, 394봉, 274봉, 율림치, 금오산, 향일암으로 이어진다. 돌산도는 풍광이 아름다워 자동차를 타고 섬 전체를 천천히 한 바퀴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는 곳이다. 해안도로를 타고 일주하는 거리는 대략 60㎞ 정도로 1∼2시간이 걸린다.
여수예술랜드에는 해발 150m 상공에서 아름다운 여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대관람차가 있다. 돌산공원에는 여수 옛 항구와 돌산을 오가는 해상케이블카가 있다. 봉화산 자연휴양림이나 연안 어류를 관찰할 수 있는 대형 수족관 등을 갖춘 해양수산과학관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다. 김성문 돌산읍 주민자치회장은 “섬박람회는 돌산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섬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해 정부와 전남도, 여수시가 함께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돌산에서 다양한 해양체험
돌산은 해풍이 사면에서 불어오고 겨울에도 따뜻한 섬 기후의 특징을 고루 갖춘 곳이다. 여수 옛 도심과 맞닿은 쪽이 돌산읍 우두리(牛頭里)다. 원래 쇠머리라고 부르던 이름의 한자 표기가 우두리다.
우두리 남서쪽 끝자락 진모지구 터에는 옛날에 10여 가구가 살던 진모마을이 있었다. 진모지구(18만4302㎡)는 섬박람회 주 행사장이다. 1일 찾은 진모지구는 부지 조성 작업을 마무리한 모습이었다. 섬박람회 전시 시설은 7월 착공해 1년 뒤 완공된다.
진모지구 주 행사장은 바다 정원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주 행사장에는 섬박람회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인 인공 섬 모양의 전망대가 설치된다. 특색 있는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는 예술로드도 꾸며진다.
관람객이 산토리니섬, 이스터섬 등 세계의 섬과 한국의 섬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테마존도 조성된다. 이 밖에 여수 섬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섬 설화를 주제로 다양한 공연도 진행된다.
섬박람회에서는 다양한 해양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바다를 접한 진모지구에서는 수면 비행 선박으로 속칭 ‘하늘을 나는 배’로 알려진 위그선이 운영될 전망이다. 위그선은 섬박람회 기간 동안 하루에 2∼3회 금오도, 개도 등을 오가며 여수 섬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섬박람회 기간 동안 ‘바다 위 섬’으로 불리는 크루즈도 운항한다. 관람객들에게 여수 섬의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남해안 연안 크루즈 성공 가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미래 이동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의 무인 비행을 통해 시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수 지역 섬 12개를 꽃, 신비, 힐링, 역사 등 주제별로 정해 방문하는 여수 탄생 섬 테마 투어도 진행된다. 김종기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섬박람회 개막에 맞춰 여수엑스포컨벤션에서는 태평양 도서국 회원 국가들이 협약을 체결하는 세계 섬 도시대회가 개최될 것”이라며 “섬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세계인의 공감대를 만들어 섬박람회를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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