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1년…‘중증진료’ 상급종합병원 의사 35% 급감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4월 10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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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원 의사는 6.8%·의원은 9.4% ↑
“전공의 사직, 초과 사망자 수 유의미한
증가로 보긴 어려워…복합적 요인 작용”

3월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 모집에 대한 지원율이 한자리 수로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국 221개 수련병원은 지난 15일 개시한 레지던트 1년 차와 상급 연차(2~4년 차) 모집을 이날 마감했다.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조차 지원자가 10명 안팎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2025.01.20.  [서울=뉴시스]
3월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 모집에 대한 지원율이 한자리 수로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국 221개 수련병원은 지난 15일 개시한 레지던트 1년 차와 상급 연차(2~4년 차) 모집을 이날 마감했다.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조차 지원자가 10명 안팎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2025.01.20. [서울=뉴시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의정 갈등으로 주로 암·중증·희귀 난치질환 등 고난도 진료를 하는 상급종합병원 의사 수가 30% 이상 줄어든 반면 동네 병·의원(의원급) 의사 수는 약 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의 절반 이상은 휴직, 입대, 해외 진출 등으로 병원을 떠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의기협)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학한림원)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공동 개최한 ‘의정 갈등 1년, 의료의 현주소와 미래를 위한 교훈’을 주제로 한 ‘제3회 미디어포럼’에서 이런 내용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박은철 의학한림원 부원장(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이 발표한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의사 수는 2023년 2만3346명에서 2024년 1만5232명으로 34.8% 감소했고 종합병원은 2만2401명에서 1만9773명으로 11.7% 줄었다.

반면 의원급 의료기관 의사 수는 모든 의료기관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동네 병원 의사 수는 1만541명에서 1만1256명으로 6.8%, 의원 의사 수는 5만285명에서 5만4989명으로 9.4%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전공의는 각각 8397명, 3314명 감소했고 병·의원의 일반의(의대를 졸업한 후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해 의사 면허를 딴 의사)는 각각 638명, 3097명이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수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의정 갈등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태 이전 전공의들은 주로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해왔다.

현재 전공의 중 절반 가량은 종합병원이나 동네 병·의원 등에 취업한 상태다. 전공의 중 7150명(54.9%)은 휴직이나 군입대, 해외 진출 등으로 병원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의 수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증가했다. 의원(1607명), 상급종합병원(189명), 병원(95명), 종합병원(55명)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전체 전문의는 2023년 5만2813명에서 2024년 5만4194명으로 2.6%, 지방 전문의는 4만2827명에서 4만3171명으로 0.8% 증가했다.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는 18조9460억원으로 1년 전 20조400억원보다 5.5%가량 감소했고,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10조6080억원으로 전년(9조1220억원)보다 16.3% 증가했다.

한편 이날 행사 1부 발표자로 나선 이종구 의학한림원 부원장은 의정 갈등에서 나타난 초과 사망 논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초과 사망이란 특정 요인으로 인해 일정 기간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숨졌는지 통계적으로 추산한 지표다.

이 부원장은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떠난 이후 단순히 사망 숫자만으로 초과 사망자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초과 사망은 지속되는 코로나19의 영향과 계절 인플루엔자 유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초과 사망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적 상황에서 보건의료 시스템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실시간 사망 원인과 통계를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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