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기록-유족증언 등 1만4673건 역사가치 인정
제주도, 자연유산 문화유산 등 ‘유네스코 5관왕’
제주 4·3 기록물 중 하나인 1948년 제주4·3사건 당시 중산간지대로 피신한 제주 사람들 사진. 미국국립문서 기록관리청(NARA)
제주 4·3사건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진실을 밝히다: 제주 4·3아카이브(Revealing Truth : Jeju 4·3 Archives)’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승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023년 11월 유네스코에 기록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유네스코 등재심사소위원회(RSC)와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심사를 통해 등재 권고를 내렸고, 이를 바탕으로 집행이사회가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최종 결정한 것이다.
이 기록물은 4·3사건 당시 생산된 기록물(미군정, 수형인명부, 재판기록), 사건의 진실기록(희생자 및 유족의 증언), 민간과 정부의 진상규명 기록 등 1만4673건으로 이뤄졌다.
집행이사회는 4·3 기록물의 역사적 가치와 진정성, 보편적 중요성을 인정했다.
국제자문위원회는 “국가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화해를 이뤄내며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조명한다”며 “화해와 상생을 향한 지역사회의 민주주의 실천이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제주 4·3 기록물 중 하나인 형무소에서 보낸 엽서. 제주도 제공
제주도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무형문화유산 등에 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까지 더해져 ‘유네스코 5관왕’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화해와 상생을 이뤄낸 제주도민의 역사적 여정이 세계의 유산이 된 뜻깊은 순간”이라며 “이번 등재를 계기로 제주 4·3이 담고 있는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전 세계와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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