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세 의대, 1~3학년에도 이번주 유급 예정 통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4일 13시 31분


코멘트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모습. 의대생들의 출석 일수 미달에 따른 유급 기준일이 임박한 이번 주 연세대학교를 비롯한 일부 의과대학교들이 등록 후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들에 대해 학칙에 따라 유급 예정 통지서를 발송하는 등 유급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04.08. 서울=뉴시스
연세대가 15일 본과 1~3학년에 대한 유급 여부를 결정해 유급 예정 통보서를 보낸다. 본과 4학년 유급 처리 대상 최종 명단도 확정한다. 앞서 연세대는 7일 본과 4학년 48명에게 유급 예정 통보서를 발송했다. 최근 본과 3, 4학년 유급을 결정한 고려대도 곧 대상자 125명에게 유급 예정 통보서를 보낼 계획이다.

집단 유급이 이뤄지면 24·25·25학번이 내년에 예과 1학년으로 함께 공부하는, 이른바 ‘의대 트리플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의료계와 대학은 지난해 휴학한 24학번과 올해 신입생인 25학번까지 약 7500명을 동시에 가르치는 ‘더블링’은 교육 과정을 재설계하거나 계절학기 등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지만 26학번까지 1학년만 1만 명이 넘어가면 의대 교육이 붕괴한다고 강조해 왔다.

●주요 의대 본과생 먼저 유급 확정

14일 연세대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는 15일 본과 1~3학년에 대한 유급을 결정해 유급 예정 통보서를 보낼 예정이다. 앞서 연세대 의대는 7일 본과 4학년 48명에게 문자로 유급 예정 통보서를 보냈고 이후 이의신청을 받았다. 15일 학장이 주관하는 진급사정위원회에서 본과 4학년 중 최종 대상자를 확정한다. 본과생 전체의 유급 여부가 이날 결정된다는 뜻이다.

아직 1학기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유급이 결정되는 것은 의대의 독특한 수업 방식 때문이다. 예과는 다른 전공생처럼 학기 단위로 수업이 운영되지만, 본과는 블록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분자생물학을 1학기 내내 듣는 게 아니라 몇 주간 몰아 듣는 식이다. 보통 수업일수의 3분의 1 혹은 4분의 1 이상 결석한 자는 F 학점 처리하고 유급 처분하게 규정돼 있다. 때문에 블록형으로 수업을 듣는 본과생 유급 시기가 연달아 도래하는 것이다.

고려대 의대는 이날 본과 3, 4학년 125명에 대한 유급 처리 여부를 확정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10일 학장 주재로 열린 교육사정위원회에서 의대 교수들은 만장일치로 유급이 불가피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본과 3, 4학년에게 원칙대로 유급 통보를 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의대는 이번 주에 유급 예정 통보서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대, 인하대, 전북대, 전남대 등이 이번 주 중 수업 불참자에 대한 유급 처분 여부를 검토한다.

●대규모 유급, 내년 트리플링 가능성

본과생 유급 처리 여부가 중요한 것은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의대생 수업 거부가 이어졌지만 한 번도 집단 유급 처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본과생 유급이 확정되면 예과생들도 1학기 말 대규모 유급이 불가피하다.

집단 유급은 지난달 의대생이 등록금 납부와 복학 신청을 하지 않아 제적 위기가 닥쳤을 때보다도 각 대학이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한 대학 총장은 “제적은 편입학으로 결원을 채울 수라도 있지만 유급은 내년에 더 많은 학생을 교육시켜야 한다는 뜻”이라며 “교육이 불가능해 의료 인력 배출이 붕괴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각 대학은 유급 절차에 들어가면서도 속으로는 최대한 의대생 유급을 막아주고 싶어 한다. 김 총장이 “학생들을 가능한 한 보호하고 설득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수도권의 한 의대 학장은 “유급 처리는 학기 말에 되는 만큼 의대생이 상당수 돌아와서 정부나 다른 대학이 함께 결정하면 대체 수업 개설 등으로 유급을 막을 수도 있지만 대학이 단독으로 결정할 순 없다”고 전했다.

의료계는 의대생들이 복귀하려면 교육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동결 발표를 먼저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14일 “2026학년도 모집인원 결정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의대생이 전원 복귀하면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대학 내에서는 복귀율이 과반은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복귀율은 절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