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나비 다 죽어 꽃 수정 안돼”…산불 피해에 사과 농민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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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4월 19일 0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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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5개 시·군 사과농장 1698㏊ 피해

경북 의성군 단촌면 하화리에 있는 김호인 씨(71)의 농장의 사과나무들이 산불 피해를 입어 바짝 말라있다.(김호인씨 제공)
경북 의성군 단촌면 하화리에 있는 김호인 씨(71)의 농장의 사과나무들이 산불 피해를 입어 바짝 말라있다.(김호인씨 제공)
“벌과 나비가 다 타 죽어 꽃을 피워도 수정이 안돼요.”

지난 18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에서 45년째 사과 농장을 짓는 김호인 씨(71)가 하소연했다.

산과 인접한 이 일대에서 대형 산불로 직·간접적 피해를 본 곳이 많다.

2000평(0.6㏊)에 700여주의 사과나무를 키우는 김 씨도 지난달 대형 산불이 태풍급 바람을 타고 산을 넘어오는 바람에 상당수 사과나무가 불에 그을리는 등 피해를 입었다.

김 씨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나무에 꽃이 피고 있는데, 산과 가까운 곳은 벌과 나비가 모두 타 죽어 수정이 안된다”며 “예천에 있는 곤충연구소에서 호박벌을 구입해 인공수정이라고 해 보려 하지만 자연적으로 열매를 맺어야 상품 가치가 있는 사과가 나오는데 올해는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100주 정도는 꽃이 안피었고 나머지도 화상을 입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1000여상자를 수확했는데 결실을 본다해도 올해는 수확량을 30%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경북도 스마트농업혁신과 관계자는 “산불 피해 조사가 지난 15일로 모두 끝났다”며 “광범위하게 피해가 발생하다 보니까 과수 같은 경우 농약대를 신청하면 ㏊당 276만 원이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화마로 과수 농장이 완전히 소실돼 새로 농가를 꾸려야 하는 면적이 244㏊(73만8100평)로 파악됐다”며 “정부에 긴급 예산을 요구했지만 금액이 상당해 통과될지는 알 수 없다. 예비비도 전부 소진된 상태여서 걱정이 크다”고 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파악된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의 사과 농장 피해 규모는 1698㏊(513만6450평)에 이른다.

(의성=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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