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금액이라도, 누군가에겐 인생을 바꿔줄 수 있잖아요. 저도 그렇게 도움을 받았고요.”
광주 지역 경찰 이영은 씨(가명)는 어린 시절, 바퀴벌레가 나오는 집이 무섭고 싫어 밖으로만 나돌았다. 장애가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자란 이 씨는 불편하고 불안했던 유년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시절, 이 씨는 공부보다는 돈을 빨리 벌고 싶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전자 부품 공장에 취업해 주야간 2교대 근무를 묵묵히 이어갔지만, 20대 중반이 되자 ‘이대로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정적인 직업과 미래를 위해 경찰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이 씨는 “영어가 너무 어려워서 결국 포기했다”며 “아버지 일도 끊기면서 경제적인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다시 직장에 들어가 4년을 성실히 일하던 이 씨는 미래에 대한 고민 끝에 다시 한번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이번에도 안 되면 끝이라는 심정으로 시작했다”는 이 씨는 하루 12시간 이상 독서실에 앉아 버텼다. 노력 끝에 1년 만에 최종 합격해 광주 지역 경찰로 임용됐다.
이 씨는 어린 시절 월드비전 복지관 프로그램을 통해 후원받았다. 컴퓨터와 피아노를 배우고, 방학마다 캠프와 스키장에 다녀온 기억이 생생히 남아 있다. 이 씨는 특히 어릴 적 받았던 자전거 선물을 잊지 못한다며 “편지에 자전거를 갖고 싶다고 썼던 것 같은데, 후원자님이 자전거를 사라고 지원금을 보내주셨다”고 말했다.
이 씨는 후원자의 존재에 대해 “어릴 땐 잘 몰랐지만 어른이 돼 세상을 알아갈수록 정말 고마운 기억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 씨는 현재 두 명의 아동을 후원하고 있고 아내도 함께 참여한다. 이 씨는 “내가 받은 관심과 사랑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며 “후원을 받는 아이들이 자신의 환경을 탓하기보단, 할 수 있는 최선을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리고 누군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언젠가 큰 힘이 된다는 걸 기억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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