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대응 3단계, 국가소방동원령
도심 곳곳 짙은 연기… 고속도 통제
대구 도심형 산불 35년만에 발생
야간에도 수리온 헬기 2대 투입
대구 함지산 불…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28일 오후 2시 1분경 대구 북구 노곡동 경부고속도로 북대구 나들목(IC) 인근 함지산 자락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이 바람을 타고 주택가 방향으로 확산하자 소방과 산림 당국은 오후 4시 5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고, 오후 6시경 대응 단계를 최고 등급인 3단계로 올렸다. 대구 도심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것은 1990년 이후 35년 만이다. 대구=뉴시스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민가 인근으로 확산하면서 주민 5600여 명이 대피했다.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했고, 소방 당국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대구 도심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것은 1990년 이후 35년 만이다.
28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분경 대구 북구 노곡동 경부고속도로 북대구 나들목(IC) 인근 함지산 자락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는 최대 순간 풍속 초속 15m에 달하는 강풍이 불어 불길이 순식간에 확산했다. 오후 3시 10분경 대응 1단계를 발령한 산림 당국은 불이 확산해 민가가 있는 조야동과 노곡동, 서변동 근처로 번지자 30분 뒤 대응 2단계를 발령했고, 오후 6시경 대응 단계를 3단계로 올렸다. 3단계는 산림청이 발령하는 대응 최고 단계로, 광역 단위의 가용 인력 및 진화헬기 등이 총동원된다.
산림 당국은 산불이 아파트 단지 등 민가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소방 당국도 오후 4시 5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민가 인근에 펌프차를 집중 배치해 방화선을 구축했다. 북구는 노곡동 조야동 일대에 대피 명령을 내려 주민 2216명이 인근 초등학교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대구시는 서변동 주민 3414명에 대해서도 선제적 사전 대피를 진행했다.
이번 산불은 앞서 경남 산청, 경북 의성 등 남부 지방에 큰 피해를 입힌 산불에 이어 올해 4번째 대형 산불이다. 앞선 산불들은 숲이 우거진 산림을 중심으로 발생했지만, 이번 대구 산불은 도심 주변에서 발생한 이른바 ‘도심형 산불’이다. 이날 대구 시내 곳곳이 산불 연기로 뒤덮였다. 거대한 연기는 발화 지점에서 20km 떨어진 경북 경산에서도 목격됐다.
산림 당국은 헬기 36대와 장비 107대, 인력 1511명을 진화 작업에 투입했다. 그러나 강풍과 짙은 연기로 인해 헬기 투입이 어려워 한때 진화에 난항을 겪었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산불 영향 구역은 약 151㏊, 총화선 길이는 8.6km이고, 진화율은 19%에 머물렀다. 산림청은 야간에도 수리온 헬기 2대, 고성능 산불진화차량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이어갔다. 대구시는 29일 오전 4만 L 규모의 이동식 저수조 2개를 투입하고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살포해 불길을 잡을 계획이다.
28일 대구 북구 노곡동 경부고속도로 북대구 나들목(IC) 인근 함지산 자락에서 산불이 발생해 연기가 시내까지 확산하자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여행용 가방에 짐을 챙겨 나온 주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고, 뒤에는 소방차가 진입하고 있다. 대구 도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것은 1990년 이후 35년 만이다. 대구=뉴시스불길 확산에 따라 한국도로공사는 28일 오후 4시경 북대구 나들목의 양방향 진출입을 차단했다. 현재까지 민가 등 시설물 피해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화재 현장 인근의 성북초, 서변초, 서변중은 29일 휴교를 결정했다. 동서변유치원과 청보리숲유치원도 휴원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산불의 확산 추이를 살펴보며 추가 휴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불이 난 함지산은 대구시가 1일 산불 예방 조치로 긴급 행정명령을 내려 입산을 전면 통제해 왔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산불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조속한 진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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