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2040 의료수요 낮지만 의료서비스 필요할 때 이용 못해”
1인 가구비율 높은 농어촌서 미충족 의료 수요 커
뉴스1
청년 1인 가구가 의료서비스를 필요할 때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신호에 따르면 1인 가구는 경제적 요인이나 시간 부족 등의 문제로 다른 유형의 가구들보다 미충족 의료수요(unmet medical demands)를 더 많이 경험했다.
2040 청년 1인 가구 “원할 때 의료서비스 이용 못 해”…‘직업·거주 불안정 영향’
미충족 의료는 대상자가 원하거나 의료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나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증상의 완화뿐만 아니라 질병의 예방·치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건의료서비스 접근성의 지표로 사용된다.
연구는 질병관리청의 202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응답 가운데 1인 가구 응답을 기반으로 이뤄졌으며 당뇨·고혈압 진단 여부와 흡연·음주량·우울증 지수 등을 반영했다.
그 결과 20세 이상~40세 미만 연령대에서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비율이 가장 낮았는데, 건강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의적절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청년층에서 미충족 의료수요를 많이 경험하고 있는 이유는 청년 1인 가구가 직업과 거주·경제적 측면에서 불안정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인 가구비 40% 이상인 농어촌서 미충족 의료 경험 ↑
1인 가구 비율에 따라 도시와 농촌의 의료수요 및 미충족 의료수요는 다르게 나타났다. 도시의 경우 1인 가구비가 높을수록 의료수요를 경험할 가능성은 커지고 미충족 의료수요를 경험할 가능성은 작았다.
반면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에서는 의료 수요를 경험할 가능성은 작지만, 미충족 의료 수요를 경험할 가능성은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로 인해 건강 정보 접근성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농어촌의 경우 1인 가구가 증가로 인해 지역사회가 파편화되며 건강 문제가 발생했을 때 경제적 또는 물리적 이동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변인을 감소시켜 의료서비스 접근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도시와 농촌 지역 모두에서 지역 내 1000명당 1차 병원 수와 의료인 수가 적을 때 의료서비스 이용률이 낮아졌다. 즉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지역 파편화 정도와 무관하게 의료서비스 공급량이 의료서비스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연구는 청년 1인 가구가 시의적절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할 경우 생애 과정에서 지속해서 건강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고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어촌의 경우 1인 가구비가 40% 이상일 때 미충족 의료수요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의료 시설 접근성뿐 아니라, 건강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모임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간 건강 보장 서비스가 진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해 ‘시간 부족’, ‘돌봄 부족’ 등 요인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보편적인 건강보장을 위해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1인 가구 증가세에 맞춰 노동·교통 정책 등 분야에서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1인 가구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5.5%인 782만 9000가구였다. 20~30대가 전체의 35.9%를 차지했으며 70세 이상은 19.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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