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출혈 적은 로봇수술로 유방절제술 흉터 최소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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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 아래 5㎝ 정도 절개
출혈-조직 손상 적어 회복 빨라
재건 수술과 동시에 진행해야
종양 커진 상태선 권하지 않아

이수영 인하대병원 외과 교수(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유방암 수술을 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직장인 김인선(가명·37) 씨는 정기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의심 소견을 받았다. 자각 증상도, 만져지는 혹도 없어 본인과 가족 모두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

김 씨는 병원에서 진행한 유방 확대 촬영,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등 정밀검사 결과 유방암 병변의 범위가 넓어 유방 전절제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수술 이후에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해 고민에 빠졌다. 유방 전절제술은 생존을 위한 치료이지만 정서적 문제를 비롯해 신체 회복, 사회 복귀 등 다양한 문제가 연결되기 때문이다. 김 씨 입장에서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 같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인하대병원 외과 이수영 교수는 외관 변화와 흉터, 회복 기간에 대한 부담까지를 고려해 ‘로봇을 이용한 유두유륜복합체 보존 유방 전절제술’을 결정했다.

김 씨의 수술은 최신 단일공 로봇수술기 ‘다빈치 SP’를 이용해 진행됐다. 겨드랑이 쪽에 5cm 정도 절개를 했다. 정면에서는 흉터가 보이지 않는 위치였다. 이 작은 통로를 통해 로봇 팔을 이용해 유방 조직을 정교하게 절제했다. 유두와 유륜 그리고 피부는 그대로 보존됐고, 수술 후 재건 수술도 동시에 이뤄졌다.

기존 절제술보다 출혈과 조직 손상이 적은 탓에 수술 후 통증도 크게 줄었고 회복 속도도 빨랐다. 김 씨는 수술 하루 만에 가볍게 걸을 수 있었다. 통증도 견딜 수 있을 만큼 작았다고 한다. 입원 기간은 7일로 짧았으며, 퇴원 이후 일상생활도 순조로웠다.

김 씨는 “수술 후 유방에 눈에 띄는 흉터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크게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유방암 수술은 병의 진행 정도와 병변의 크기에 따라 범위가 달라진다. 병변이 국소적이라면 유방 일부만 절제하는 부분절제술이 가능하지만, 종양의 범위가 넓거나 다발성일 경우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전절제술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유두와 유륜, 피부를 모두 제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두유륜복합체와 피부를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이는 미용은 물론이고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웰빙과 삶의 질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로봇수술은 이러한 유두유륜복합체 보존 전절제술을 더욱 정밀하고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겨드랑이 아래쪽 일부 부위를 절개해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외부로 드러나는 흉터가 거의 없다. 절개 범위가 작기 때문에 통증도 줄고, 회복 기간도 짧다.

이런 장점 덕분에 최신 수술에 대한 정보가 빠른 30, 40대 젊은 환자들 사이에서는 로봇수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하지만 로봇수술이 모든 유방암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의 약 62.4%는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되지만,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거나 종양이 이미 크게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조기 재발의 우려가 커 재건 수술을 권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유방 재건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지 않는 경우 로봇 수술이 적당한 수술 방법이 되지 않는다.

50대 이상의 환자 중에는 재건 수술 자체를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고령 환자의 재건 수술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수술 방법은 암의 진행 정도를 비롯해 환자의 나이, 치료 목표, 선호도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유방암 치료는 수술로 끝나지 않는다. 수술 후에는 병리 검사와 유전자 분석을 바탕으로 항암, 방사선, 항호르몬 치료 등 다양한 보조 요법이 진행된다. 유방암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회복 이후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섬세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 교수는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만 잘 받으면 생존율이 높은 암”이라며 “두려움에 미루지 말고 정기검진을 통해 암을 빨리 발견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메디스토리#유방절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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