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축 농장에서 구조된 68마리의 개들이 미국으로 입양돼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건강이 크게 악화된 상태였다.
8일 충북 청주시는 “불법 도축장에 방치돼 있던 개들 중 51마리를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나머지 17마리는 아직 어려 비행이 어려운 강아지와 어미 개로, 향후 건강 상태에 따라 입양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앞서 청주시는 지난 2월, 동물보호단체로부터 불법 도축 의심 신고를 받고 흥덕구의 한 농장을 점검했다. 현장에서는 철망으로 된 바닥 위 ‘뜬장’ 구조의 철제 케이지 안에 갇혀 있는 개 68마리가 발견됐다. 뜬장은 바닥이 뚫려 있어 개들이 제대로 눕거나 앉을 수 없다. 구멍에 발이 빠쳐 다리를 다칠 수도 있다.
당시 개들은 대부분 남은 음식물을 먹으며 버티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사육 중이던 개들이 주로 남은 음식물을 먹고 있었다고 밝혔다. 전체 68마리 중 5마리는 영양 결핍으로 인해 구루병(뼈 기형 질환) 증세를 보였다.
구조에 참여한 수의사는 많은 개들이 햇빛을 제대로 못 받아 비타민 D가 부족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기생충 감염이나 근친교배도 원인으로 꼽았다.
시는 농장주로부터 전체 개들의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국내 입양이 쉽지 않은 대형견 위주로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와 협력해 해외 입양을 추진해왔다.
청주시 제공 이번 구조 작업에는 배우 다니엘 헤니도 참여했다. 그는 구조 현장에서 직접 케이지 이송을 직접 도왔다. 청주시 관계자는 “농장주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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