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온 더위, 온열질환 감시체계 5일 앞당겨 내일부터 가동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14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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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134일간 운영

절기상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인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아이스 커피와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길을 지나가고 있다. 2024.08.06. [서울=뉴시스]
기후변화로 올여름 이른 더위가 예상되면서 보건당국이 지난해보다 5일 빨리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운영한다. 감시체계는 2011년 도입 이래 역대 최장기간인 134일간 운영된다.

14일 질병관리청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열사병, 열탈진 등이 대표적인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질병청은 여름철 온열질환 발생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공유해 국민의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응급실을 운영하는 전국 500여 개 의료기관과 관할 보건소 및 시도와 협력해 일일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감시체계 운영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기상청은 올여름 6월부터 고온 현상 나타나고 7, 8월에는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감시체계 운영을 지난해보다 5일 앞당겼다. 감시체계 운영 기간은 처음 도입된 2011년 65일(7월 1일~9월 3일)이었으나, 점차 늘어 올해는 134일(5월 20일~9월 30일)로 확정됐다.

온열질환자도 늘었다. 지난해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총 3704명으로 전년(2818명) 대비 31.4% 증가했다.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30.4%를 차지했고, 인구 10만 명당 온열질환자 수도 80세 이상(15.4명)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온열질환자 절반 이상(55.6%)은 열탈진을 겪었으며, 환자는 실내(21.3%)보다 실외(78.7%)에서 3.7배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도 34명으로 2018년(48명)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이 중 60세 이상이 23명으로 67.6%, 실외 발생이 28명으로 82.4%를 차지했다. 추정 사인은 대부분(94.1%) 열사병으로 조사됐다.

올해부터는 감시체계 참여기관에 온열질환 발생 예측 정보도 시범 제공한다. 기온 예보에 따라 온열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당일부터 3일 후까지 온열질환 발생 위험등급을 4단계로 나눠 제공한다. 가장 높은 단계인 4단계는 대부분 지역에서 온열질환이 발생해 현저한 피해가 예상되는 수준으로, 시도에서 19명 이상의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질병청은 “예측 정보를 통해 병원 보건소 등에서 선제적으로 환자 대응에 나서고, 지자체는 폭염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폭염대비 건강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온열질환에 취약한 어린이,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외출 전 기온 확인, 폭염 시 외출 자체, 햇볕 차단,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등 폭염대비 건강 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기후변화#온열질환#응급실감시체계#열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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