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성취도 1위…읽기·수학 능력 최고
정신 건강은 ‘사실상 최하위’
사회적 교류는 양호…‘학교 내 괴롭힘’ 가장 낮아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아동·청소년이 학업 성취도에서는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 지표에서는 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각) 유엔아동기금(UNICEF) 산하 이노첸티연구소는 ‘예측 불가능한 세계, 아동의 건강’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OECD, WHO, 유니세프 자료를 바탕으로 선진국 아동·청소년의 삶의 질을 평가했다.
보고서는 아동의 삶의 질을 분석하기 위해 ▲정신 건강 ▲신체 건강 ▲삶의 질 등 3개 분야에서 ▲생활 만족도 ▲청소년 자살률 ▲아동 사망률 ▲과체중 비율 ▲학업 성취도 ▲사회 교류 등 6개 지표를 종합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학업 성취도에서 조사 대상 40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일상생활에서 읽기와 수학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는 15세 학생 비율’은 79%로, 아일랜드(78%), 일본(76%), 에스토니아(75%)보다 높았다.
하지만 정신 건강 지표는 충격적인 수준이다. 한국은 36개국 중 34위로 사실상 바닥 수준이었다. 특히 15~19세 청소년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평균 10.3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42개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보고서는 해당 연령대 자살률이 높은 국가로 한국, 일본, 튀르키예를 함께 언급했다.
삶의 만족도 역시 낮은 수준이었다. 만족도를 0점부터 10점까지 평가하는 설문에서 ‘5점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5%로, 36개국 중 30위를 기록했다.
신체 건강은 지표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5~14세 아동의 사망률은 인구 1000명당 0.7명으로 낮았다. 그러나 아동 과체중 비율은 33.9%에 달해 43개국 중 7위로 집계됐다.
다만 사회적 교류 부문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도 있었다. 학교 내 괴롭힘을 경험한 비율은 8.2%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이노첸티연구소는 “최근 5년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아동·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와 학업 성과가 함께 하락하고 있다”며 “보다 안정적이고 건강한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각 지표별로 활용 가능한 국가별 통계가 달라, 지표마다 조사 대상 국가 수에 차이가 있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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